경기도가 일상 속 성차별 언어를 바꾸고 있다.

도는 일상 속 성평등 의식을 높이기 위해 ‘성차별 언어 개선’ 공모한 결과 ‘보모’ 대신 ‘아동돌봄이∙보육사’로 바꾸는 등 6건을 최종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도는 가부장 중심주의, 남아선호사상 등의 잔재가 반영된 성차별 언어를 성평등 언어로 바꾸기 위해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공모를 진행했다.

공모로 접수된 331건의 제안에 대해 도 여성정책과, 언어전문가, 여성단체 등이 개선 필요성, 공감성, 확산성 등을 기준으로 두 차례에 걸쳐 심사했다.

심사 득점순에 따라 ▲보모→아동돌봄이∙보육사 ▲여성적·남성적 어조→부드러운·강인한 어조 등 2건이 공동 최우수작으로 ▲젖병→수유병이 우수작으로, ▲녹색어머니회→등굣길안전지킴이∙등굣길안전도우미 ▲보모→육아보조인∙유보사∙유아돌보미 ▲녹색어머니회→안전지킴이 등 3건이 장려로 각각 선정됐다.

선정작 응모자들은 보모의 경우 아이를 돌보는 것이 여성의 역할이라는 편견을 담을 뿐만 아니라 남성 보육종사자를 배제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국어 수업 과정에서 흔히 쓰이는 여성적 어조와 남성적 어조 역시 학생들에게 더욱 공고한 성별 고정관념을 심어준다고 했다.

젖병의 경우 여성의 신체 부위를 표현하기보다 수유 행위 자체에 초점을 두는 게 적절하다고 제안했고, 녹색어머니회에 대해서는 어머니만이 아동의 양육자라는 고정관념을 유발하고 다양한 가족을 차별한다는 주장했다.

이밖에 ▲학부모→보호자·양육자 ▲맘카페→도담도담 카페 ▲여성전용주차장→배려주차구역 ▲앞치마→앞받이·보호티 ▲처녀막→질막 ▲죽부인→죽베개 등의 제안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도는 제안받은 용어를 중심으로 캠페인 영상을 제작, 도민의 성평등 용어 사용을 장려하고 성평등 의식을 확산할 계획이다.

김미성 도 여성정책과장은 “무심코 사용하고 있던 성차별 언어들을 적극 발굴한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일상 속 언어를 바꾸는 작은 실천들이 모여 성평등하고 차별 없는 사회를 앞당길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모의 응모자 331명 중 지원자의 성별은 여성이 65.6%, 남성이 34.4%로 나타났다. 연령대는 10대(32%)가 가장 많았고, 40대(19.64%), 30대(19.36%), 20대(17.22%), 50대(7.25%), 60대(4.53%) 순으로 분포됐다.

/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