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韓字 너 어디 있었니?] 116. 퇴위 退位
[한자 韓字 너 어디 있었니?] 116. 퇴위 退位
  • 전성배
  • 승인 2021.04.19 19:51
  • 수정 2021.04.19 19:15
  • 2021.04.2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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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되고 어긋난 일 하면 물러나게 해야
▲ 退(퇴)는 뒤를 돌아보며(艮간) 걸음을 물리는( 착) 모습이다. /그림=소헌

광복 후 두 달 뒤에 귀국한 이승만은 직전에 일본 도쿄에서 맥아더와 하지(미군정사령관)와 회합을 마쳤다. 그는 곧바로 독립촉성중앙협의회를 조직해 회장에 추대된다. 여기는 좌우익 거의 모든 조직이 참여한 단체였으나, 친일파 처리에 대한 이견과 이승만의 극심한 반공주의로 인해 조선공산당을 포함한 좌익계열 인사들이 전부 탈퇴하였다.

 

“남쪽만의 임시정부 혹은 위원회 조직이 필요하다. 38선 이남에서라도 단독정부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이승만은 1948년 7월 24일 대통령에 취임한다. 그가 새로운 통치이념으로 제창한 일민주의一民主義는 ‘모든 사람은 국가 앞에서 평등하며, 그 평등 위에서 국가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이것은 결국 절대 영도자인 본인을 따르고 복종해야 한다고 요구한 측면으로 보아 파시즘(국수적·권위적·반공적)과 유사하다.

 

한국전쟁 중인 1951년 11월 자유당을 조직한 이승만은 다음 해 임시수도 부산에서 재선과 독재정권 기반을 굳히기 위해 직선제와 내각책임제를 혼합한 ‘발췌개헌안’을 강제로 통과시키며 8월에 제2대 대통령으로 재선한다. 1953년 정전협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굴욕적인 한미상호방호조약을 조인한다. 1954년 미국의회에서 연설 후 한미합의의사록을 체결하였는데, 군사원조를 약속받는 대신에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은 유엔군사령관 관할에 두어 지금에 이른다.

 

전자후두(顚者後頭) 엎어진 놈 꼭뒤 차기. 곤궁한 처지를 더 곤궁하게 만든다는 말이다. 종신집권을 위한 사사오입(반올림) 개헌으로 제3대 대통령에 오른 이승만은 급기야 1960년 3_15부정선거를 자행한다. 칸막이 옆에서 노인들의 투표를 검사하고, 다른 후보를 찍은 뭉치 위아래에 여당의 표를 씌운 후 몽땅 여당으로 집계하고(샌드위치 개표), 검표원이 야당 표를 책상 아래로 떨어뜨린 후 지장을 찍어 무효로 만들고(피아노 개표), 일부러 정전을 시켜 뭉텅이로 바꿔치기 하기도(올빼미 개표) 하였다.

 

 

退 퇴 [물러나다 / 쇠하다]

①艮(어긋날 간)은 곡물을 키에 얹어 쭉정이를 날리면서 얼굴을 뒤로 돌린 모습에서 왔다. ②또한 허리를 굽힌 채 눈을 깔고 있는 모습으로 그들은 대부분 신분이 낮았다. 艮(간)이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한계/그치다’는 뜻을 갖는 근거가 된다. ③退(퇴)는 뒤를 돌아보며(艮간) 걸음을 물리는(_착) 모습이다. ④잘못되고 어긋나는(艮) 일을 하면 가서(_) 물러나게(退) 해야 한다.

 

位 위 [자리 / _지위]

①사람(大)이 땅(一)을 딛고 팔을 벌리고 서 있는 글자가 立(설 립)이다. _②계급사회에서는 사람의 신분에 따라 자리가 다른데, 이를 지위地位라고 한다. ③젊은이들이 누구든지 각각(_인) 홀로 설(立립) 수 있도록 일자리(位)를 만들자.

 

선거 후 4월 11일 김주열 열사의 주검이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되면서 4_19혁명에 불이 붙었다. _4월 26일 결국 이승만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성명을 발표한다. 조선일보는 “이승만의 하야下野로 일단락되었다. 하야는 ‘시골로 내려간다’의 뜻이다(2014.5)”라고 했는데, 잘못된 표현이다. 下野와 退位는 강제적인 폐위廢位와는 성격이 달라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같지만, 하야는 재상이나 관리에게 쓰며 퇴위는 임금이나 대통령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순종에게 양위한 고종의 퇴위를 보면 알 수 있다. 어쨌든 뒤통수는 한 대 쳐줘야 한다.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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