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지만 "준비덜된 도시"

 한국인들의 자기 문화와 역사에 대한 강한 자부심에 대해서도 이해를 못했는데 외국과의 경기를 치를때 열렬한 애국심과 어려운 일을 당할때 하나로 뭉치는 것을 보고 존경심마저 느끼게 됐습니다.

 물론 모든 점에서 다정하고 편리한 장점만을 느꼈던 것은 아닙니다.

 2002년 월드컵 경기가 열릴 예정인 인천은 외국인을 맞이 하기에는 아직 준비가 덜 된 도시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특히 여행을 좋아 하는데 외국인들을 위한 도로표지판이나 자세한 안내 책자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버스노선이나 승·하차시의 불편함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합니다.

 어떤 택시 아저씨는 제가 잘 아는 장소인데도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도로를 한참 돌아서 내려주고 부당요금을 요구해 씁쓸한 적도 있었어요.

 한국인들이 「우리 것」을 고집하는 태도는 인정하고 싶지만 그 것 때문에 「다른 것」과 균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점이 늘 아쉽게 느껴졌어요.

 한국 속담에 「한쪽 손바닥으론 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정말로 지금은 우리와 남을 구별하지 말고 화합과 발전을 위해 서로가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준비가 덜 된 도시」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래도 인천에서의 생활이 참 따뜻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때로는 혼란스럽게 느껴지는 존칭어에서도 거기에서 느껴지는 공경심, 보는 사람이 지칠 정도로 일에 몰두하는 열정, 교육열 등등.

 이 모든 것들과 인간의 따뜻한 마음이 숨어 있는 인천에 제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 수 있게 하는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