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 주인 “출산 사실 전해들어”
두달전 투숙한 곳도 “뚜렷이 기억”

경찰, 아동학대 정황 아버지 체포
“구속영장 신청 여부 검토 후 결정”
인천경찰청. /사진제공=인천경찰청
인천경찰청. /사진제공=인천경찰청

인천의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된 여아 A양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경찰이 아버지 B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 중인 가운데 A양은 B씨 부부가 두 달 전 인근 모텔에서 출산한 아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A양 친모 C(22)씨는 지난 6일 사기 혐의로 체포돼 구속된 상태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0시3분쯤 부평구 한 모텔에서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B씨 신고를 받고 소방당국과 출동했다.

발견 당시 A양은 의식이 희미한 상태로 침대 위에서 코피를 흘리고 있었고, B씨는 A양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A양의 팔다리 일부에는 산소 부족 등으로 생기는 청색증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A양 학대 의심 정황을 발견하고 B씨를 긴급체포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들고 있다가 실수로 벽에 부딪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양은 지난 2월 부평구 인근 모텔에서 B씨 부부가 출산한 아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일보 2월17일 온라인판 “아이가 나오려고 해요” 인천 한 모텔서 출산>

이날 A양과 B씨가 머물던 모텔 주인도 “인근 다른 모텔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왔다고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두 달 전 B씨 부부가 A양 출산 당시 머물렀던 모텔 주인 D씨도 B씨 부부를 뚜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작년 여름 때부터 와서 하루 이틀씩 머물렀다. 처음에는 여행으로 왔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이사 앞두고 마땅히 머무를 곳이 없어서 왔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A양 오빠) 첫째 아이만 알고 있었고 A양은 출산 당일에서야 구급대가 와서 알았다. 겨울이라 두꺼운 옷을 입고 있어서 (C씨가) 임신 상태인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 부부가 숙박하던 방 주변에 두유팩 등이 보여서 아이에게 두유를 먹이면서 키우는 것 같았다. 부부에게 잔소리도 많이 하고 행정복지센터에 신고도 했는데 B씨 부부가 이곳에만 계속 있었던 게 아니어서 만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고 소식을 들으니 너무 안타깝다. 아직도 짐을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학대 정황이 담긴 메시지가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학대 정황이 발견돼 피의자를 체포했고 정확한 경위는 조사하고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할지는 검토 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희근 기자·박서희 인턴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