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979회 케네디 대사와 바이든 대통령
[신용석의 지구촌] 979회 케네디 대사와 바이든 대통령
  • 신용석
  • 승인 2021.03.18 16:24
  • 수정 2021.03.18 16:17
  • 2021.03.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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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대 미국 대통령이 되기 전 케네디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재학 중인 때였다. 당시 외국의 시사잡지와 단행본들을 여러가지 읽고 계셨던 선친(汗翁 愼兌範 박사) 서재에 <용기있는 사람들>이란 번역본과 함께 원서가 있어서 몇차례 들춰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저자가 케네디가 아니고 켄네디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Kennedy로 N자가 연달아 있는 정치 신인의 이름을 초기에 잘못 표기했었다. 책의 내용은 존 퀸시 애덤스, 다니얼 웹스터, 샘 휴스턴 같은 초창기 연방 상원의원들의 당파와 이해관계를 떠난 애국심을 파헤친 책자로 장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저자가 대통령이 되는데 큰 도움을 준 작품으로 꼽힌다.

▶미국 역사상 43세의 최연소 대통령이자 최초의 가톨릭 교도였던 케네디는 냉전시대 소련의 쿠바 미사일 배치를 극적으로 저지하고 새로운 개척자 시대를 열자고 국민들에게 호소한 젊은 대통령이었다.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지 말고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자'는 그의 취임사는 오랫동안 민주사회 시민의 자세를 일깨워준 명언이기도 했다. 대통령 재직 중 그의 아들 존과 딸 캐롤라인이 아버지 책상 아래서 놀던 사진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에서 한동안 재미있고 뜻있는 사진으로 통했다. 대통령에 취임한지 3년만에 텍사스 댈러스에서의 암살은 그후 케네디 가문의 비극으로 연속되었다.

▶파리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때 아일랜드의 내전상황 취재차 갔다가 동부 해안 골웨이에서 머지않은 곳에 과거 케네디가족의 집이 남아있다기에 찾아가본 적이 있었다. 서남부 아일랜드의 농촌마을로 19세기말 기근으로 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민갔던 아일랜드의 전형적인 시골에서 묻고 물어 케네디가를 찾았는데 흔한 안내판이나 기념패도 없기에 물었더니 “고향등진 사람을 기념할 필요가 없다”는 냉혹한 대답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 케네디를 일본주재 대사로 임명한 것은 2013년 11월이었다. 대사가 된 케네디는 하버드 대학 재학시부터 탐독했던 일본 관련 서적들과 몇 가지 소설까지 읽으면서 4년간 대사로서의 품위를 지켜 나갔고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평화공원 방문을 성사시켜 미일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켰다.

▶4월6일 바이든 대통령이 외국 수뇌와는 처음으로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와 백악관에서 단독 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케네디 대통령을 존경하고 그의 딸을 일본 대사로 발탁한 오바마 전임 대통령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과 8년을 부통령으로 지낸 바이든이 케네디 대사의 요청을 들어주었기에 가능한 최초의 정상회담일 것이다. 케네디부터 연결되는 민주당의 끈끈한 정이고 인맥으로 읽혀진다.

 

/신용석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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