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수도권 인구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는 급격한 고령인구 증가와 함께 청년층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거주 인구가 크게 줄어 도시 기능이 마비되는 '지방 소멸(Local extinction)'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228개 시•군•구 가운데 30년 안에 사라질 수도 있는 지방소멸 위험 지역은 105개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은 올해 수도권 인구가 처음으로 비수도권 인구를 앞지를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10~30대의 수도권 순유입 증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와중에 인천 인구는 7개월째 감소 추세다. 줄어든 인구는 1만명이 넘는다. 2년 만에 '295만명'의 벽이 무너진 것이다. 청년층 감소폭이 두드러지고 빠져나간 인구는 주로 경기도로 넘어갔다.

인천은 수도권 인구 쏠림 문제에서 예외라는 의미다. 지방도시는 인구 유출로 '소멸'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한 축인 인천의 인구 감소는 평범하게 넘길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지난해 통계청 자료를 보면 인천은 2035년까지 인구가 지속 늘어 부산을 제치고 2대 도시로 올라선다고 예측하고 있어서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인구 감소는 한 도시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의 인구 감소는 불투명한 미래를 상징한다. 우리 사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이념, 지역, 세대 간 갈등과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 출산율은 15년째 꼴찌다. 데이빗 콜먼 옥스포드대 교수는 저출산으로 '인구소멸국가 1호'로 대한민국을 지목했다.

이와 같이 인구 감소는 미래가 어둡다는 강력한 메시지와 다름없다. 인구 감소 문제를 서둘러 떨쳐내지 못한다면 인천의 경쟁력은 불 보듯 뻔하다. 인천 인구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은 일자리에서 찾을 수 있다. 항만과 공항을 제외하고 내세울만한 주력산업이 없다 보니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일자리 부족은 청년층의 이동을 재촉하게 마련이다.

좀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청년 인구 감소는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로 직결된다. 생산 가능인구 감소는 불가피하다. 소비, 생산, 유통 전 분야에서 결함을 야기하고 경제활동을 위축시킨다. 결국 지속가능 성장이 어렵게 돼 인천의 미래 경쟁력은 전망이 밝지 않다. 7개월 동안 인천 인구의 1만명 감소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인천은 지역내 균형발전에 힘을 쏟고 있지만 원도심 재생이 예상보다 더딘 편이다. 여기에 인구감소 문제까지 겹쳤다. 위기 극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 절실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현 정부를 포함한 역대 정부는 일자리 마련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지만 기대만큼의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임기 안에'라는 시간에 쫓긴 이유도 있지만 돈으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실패를 불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천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 어떤 시도가 필요한 것일까. 돈으로 연명하지 않고 청년들이 맘 놓고 다닐 수 있는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우선 인천시는 그동안 추진해 온 각종 사업의 내실화에 힘써야 한다. 송도 바이오헬스 밸리, 로봇랜드, 산단 고도화 등 굵직한 프로젝트에 오차를 줄이고 속도를 더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그렇다고 이를 민선7기 성과로 연결시키려고 무리하게 추진하면 안된다. 보여주기식 사업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천시는 눈을 외부로 돌려 국내외 기관이나 기업 유치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지방 기관의 분원이나 지역센터를 유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지역 기업의 연구소는 늘 인력난에 허덕인다. 그러다 보니 고급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연구조직은 수도권에 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를 활용해 지역 중견•강소기업의 연구소 유치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인천은 송도 등 신도시와 원도심 간 간극을 여전히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엎친데 덮쳐 코로나19와 함께 나타난 인천의 인구감소는 희망보다 걱정을 앞서게 한다. 더욱이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 소비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수도권의 한 축인 인천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부러워하지만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강점을 찾아내 적극 활용해야 한다. 조급증을 유도하는 현실이지만 긴 호흡으로 대처해야 이겨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완식 H&J 산업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