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3.5~4m 농로뿐 … 소방·응급차량 교행조차 어려워
"화성시 약속 불이행 … 화재 등 유사시 인명피해 우려"
▲ 화성 상록요양병원으로 향하는 집입로는 차량교행이 어려울 정도로 도로 폭이 4m 미만에 불과하다.

화성시 한 노인전문요양시설의 소방진입도로가 15년간 개설되지 않아 화재 등 사고 발생 시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시는 요양시설 준공 당시 소방진입도로 개설을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아 관공서의 안전 불감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23일 시 등에 따르면 2005년 준공된 상록요양병원은 전체면적 3780여㎡에 5층 규모로, 현재 200병상에 100여 명이 입원해 있다.

하지만 상록요양병원 진입도로는 화재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소방차량과 응급차량이 교행조차 어려운 너비 3.5~4m 좁은 농로다.

건축법 시행령에는 전체면적의 합계가 2000㎡ 이상인 건축물(의료시설)의 경우 대지 너비 6m 이상의 도로에 4m 이상을 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요양병원은 2005년 준공된 이후 15년 동안 법 규정에 맞지 않은 진출입도로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요양병원 측은 준공 당시 시가 약속한 소방도로 개설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요양병원 측은 지난 14일 해당도로를 도시계획상 도로구역으로 지정해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해 달라는 청원을 시와 보건복지부, 경기도, 시의회 등에 제출했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화성시가 2005년 병원 준공 당시 화성시장, 시의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폭 6m 규모의 소방도로 연결을 약속했다"며 "지금이라도 이 약속을 이행해줘야 유사시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상록요양병원 측에서 도로개설을 요구하는 민원이 접수돼 도로과, 복지정책과 등과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병원 측에서 십 수 년 전 도로개설을 약속했다는 의견만으로 도로개설을 추진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발생한 김포요양병원의 화재사고 당시 거동이 불편한 130여 명이 입원해 대규모 인명 피해(2명 사망)가 우려됐지만, 소방차와 구급차량의 신속한 진·출입 및 구조작업으로 사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화성=글·사진 이상필·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