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평화의 길 국민참여조사단, 강화 민간인 통제구역 도보 답사
▲ 디엠지(DMZ)평화의 길 국민참여조사단원들과 군 관계자들이 23일 인천 강화군 양사면 평화의전망대 인근 도보길을 둘러보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오늘따라 북한 땅이 더 가깝게 느껴지네요."

23일 오후 1시쯤 인천 강화군 양사면 평화전망대 앞.

'DMZ(비무장지대) 평화의 길'이 시작되는 인천 구간을 걸으려고 각지에서 온 7명의 국민참여조사단이 모였다.

평화전망대를 출발한 조사단 일행은 교동대교 남단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관련기사 3면

DMZ 평화의 길은 중립수역인 해안가를 따라 12㎞가 이어졌다.

강화읍에 사는 김성환(50)씨는 이날 조사단으로 참여해 민간인 통제구역을 처음 걸었다고 했다.

북한과 짧게는 1.8㎞ 떨어진 강화 최북단은 해병대 검문소를 거쳐야만 출입할 수 있다.

김씨는 "평소 걷는 걸 좋아해서 파주·김포 평화누리길은 가봤지만 강화도 민간인 통제구역에 올 생각을 못했다"며 "직접 와서 보니 철책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그 너머 북녘땅을 볼 수 있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철책 너머로는 북한 개풍군이 한눈에 보였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로 바위가 많은 송악산이 모습을 드러냈고, 연백평야와 예성강도 눈앞에 펼쳐졌다.

철책을 따라 이어진 평화의 길은 겨우 1㎞ 남짓이었다.

군사시설 노출을 우려한 해병대 제지로 조사단은 해안가를 벗어나 마을길, 왕복 2차선 차도로 접어들었다.

경기 수원시에 거주하는 선우정(70)씨는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도가 따로 놓이지 않은 차도가 걷기 여행길로는 위험하고, 북녘 경치를 제대로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선우씨는 "비무장지대(DMZ)가 있는 강원도 평화누리길은 철책선을 따라 걷는 산길이 포함됐고, 도로 옆으로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라며 "국내에 아름다운 탐방로가 많은데 굳이 군의 감시를 받으면서까지 접경지역 길을 걸을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조사단은 도보 답사를 시작한 지 3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4시30분쯤 교동대교 남단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교동도까지 평화의 길을 이어달라는 강화군 요구에도 국방부가 작전상의 이유로 교동대교의 도보 통행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DMZ 평화의 길이 열리기까진 철책 노선과 교동도 연결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는 셈이다.

김승권 강화군 특수지역팀장은 "강화는 남한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북한 주민 생활상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지역 특색을 최대한 살리는 평화의 길을 조성하려면 국방부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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