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수요자가 많은 '아동·청소년 심리 지원 바우처' 예산이 줄면서 대기자가 수백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바우처 간 예산 전용이 가능했으나 올해부터 이마저 불가능해져 일부 기초단체는 신규 이용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지역 기초단체들은 올해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가 투입되는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바우처) 예산이 예년보다 줄었다고 22일 밝혔다. 바우처 사업에는 국비 70%와 시비와 구비가 30% 투입된다. 이용 기준을 충족하는 이들은 바우처를 통해 영유아 발달부터 아동 심리 치료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아동·청소년 심리 지원 바우처의 경우 지역마다 연 1~2회 신규 이용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올해 예산이 삭감되면서 신규 모집을 다 받지 못한 곳들이 대다수다.

미추홀구는 지난 7월말 기준 심리 지원 바우처 대기자가 60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바우처 예산이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 가까이 줄어 신규 이용자를 아예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반기 중으로 모집을 계획하고 있으나 불투명하다.

연수구 또한 지난 5월 신규 모집 당시 대기자가 600여명에 달했다. 기존 신청자 중 이용하지 않는 인원을 배제해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동구도 4월에 신규 모집을 진행했으나 아직 대기자가 280여명 남았다.

5세 아이를 둔 김모씨(33·미추홀구)는 "1년 기다려서 아이를 데리고 심리 치료를 다녔는데 연장 신청을 못하는 바람에 다시 대기해야 한다"며 "대기자가 너무 많아 그냥 사비를 들여 치료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가 투입되는 바우처 간 예산 전용이 가능해 수요자가 많으면 이를 활용했는데 올해부터 불가능해져 심리 지원 바우처 대기자가 더 많아졌다"며 "전체 예산이 늘어나지 않는 이상 같은 상황은 반복될 수밖에 없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