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미픽味] 동춘동 '전동집' 전통백반
[픽미픽味] 동춘동 '전동집' 전통백반
  • 여승철
  • 승인 2019.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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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둑들에게 포위됐다 … 당신의 위는 '행복'하라
▲ '전동집'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정하는 '백년가게'에 선정돼 지난 8월28일 현판식을 가졌다. (사진 왼쪽이 '전동집' 이광호 대표)
▲ '전동집'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정하는 '백년가게'에 선정돼 지난 8월28일 현판식을 가졌다. (사진 왼쪽이 '전동집' 이광호 대표)

"노각무침같은 반찬은 우리 어머니 세대가 살아계실 동안은 집에서 해먹겠지만 세월이 더 흐르고 나면 마트나 반찬전문점에서 파는 것이나 저희 가게처럼 전통음식 전문점에서나 먹게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우리 세대만 해도 직접 해먹는 가정이 별로 없어요. 일반 가정에서는 조리 방식을 모르거나 어렵고 귀찮기도 해서 '아예 사 먹는 게 낫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겠죠. 하지만 '전동집'은 그런 분들이 전통의 맛을 잊지 않도록 손님상에 계속 반찬으로 올릴 거에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정하는 '백년가게'에 선정되어 지난 8월28일 현판식을 가진 인천 연수구 동춘동 영락요양원 길 건너편에 있는 '전동집'의 역사는 외할머니부터 어머니에 이어 현재 이광호 대표까지 3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할머니가 6·25전쟁이 끝나고 1957년, 현 한중문화관 건너편에서 밥집을 시작했어요. 반듯한 간판이나 식당다운 시설조차 갖추지 못하고 전동에 사는 '공씨' 가게다 하여 전동국밥집, 전동가게라 불렸지요. 식당 건너편에 미군부대가 있었고 군부대 종사자와 선창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밀가루 빵과 잡생선으로 육수를 내서 만든 '생선 국밥'을 팔았죠. 할머니가 돌아가신후 어머니인 공진숙 여사가 1983년부터 인천시장 관사 부근에서 한정식 집을 11년간 운영했고 2000년 연수동으로 옮긴 뒤 3년전에 지금의 자리로 왔어요."

이 대표는 젊었을 때부터 음식하기를 좋아했다. 어머니를 도우며 음식 만들다보니 요리솜씨도 늘었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도 했다. 동춘동으로 오면서 단순한 밥집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새롭게 내놓기 시작한 음식이 불주꾸미볶음과 대구살조림이다.

"제가 '전동밥상'을 대표 메뉴로 개발하기까지 수년동안 전국의 맛집을 다니고 전통 백반을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과 반찬을 만들어보고 맛본 뒤 완성했어요. 또 지금까지 개발한 메뉴 가운데 아직 손님상에 올리지 못하는 음식이 26가지 정도 있어요. 제 조리노트를 보면 자세히 적혀있어서 언제든지 메뉴로 할 수 있지만 홀과 주방 인원은 물론 냉장고 등 시스템이 갖춰져야 메뉴로 올릴 수 있어서 제 머릿속에서만 대기하고 있어요."

'음식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살리는 것으로 사사로운 이윤을 위해 양심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 음식하는 사람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전동집' 출입문 위에 걸려있는 글귀로 이 대표의 음식 철학과 손님을 대하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저희 '전동밥상'이나 기본 반찬은 손이 많이 가지만 맛있다고 인정받기는 힘들어요. 무엇보다 어머니 돌아가시니까 맛이 바뀌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늘 긴장하고 있어요."

120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는 4인용 테이블 30개가 넉넉한 간격으로 2개 또는 3개씩 이어져있고 자체 주차장은 30대까지 주차할 수 있다. 032-819-3075




[백년가게 인정받은 '그 집'의 추천메뉴]

●전동밥상 3총사
3대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 '전동밥상'은 강원도 영월, 인제의 해발 700m 고지에서 무공해로 재배한 산당귀, 곰취, 산마늘, 뽕잎, 민들레 등을 계절에 맞춰 장아찌로 제공한다. 무공해 장아찌와 생선구이, 잡채, 어리굴젓, 제철나물, 된장찌개, 야채쌈 등 10가지 정도의 반찬이 나온다.
 

▲ 모둠생선조림밥상
▲ 모둠생선조림밥상

'모둠생선조림밥상'은 반건조 된 대구, 가자미, 명태를 감자, 무, 야채 등과 함께 매콤한 '특제소스'로 중화풍으로 조려 탱글탱글한 식감이 일품이다.
 

▲ 제육밥상
▲ 제육밥상

'제육밥상'은 양념이 질척이는 분식집과는 달리 직화구이 맛을 낸 제육볶음과 견과류 쌈장과 함께 각종 쌈채소로 싸서 먹으면 더욱 맛이 있고 매운 강도는 미리 말하면 조절이 가능하다.
 

▲소불고기밥상

'소불고기밥상'은 달지 않고 순하고 부드럽게 끓여낸 불고기가 일품으로 어린이는 물론 어르신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모든 '전동밥상'은 생선조림과 제육볶음 양념이나 불고기를 끓여낸 육수를 갓 지어낸 돌솥밥을 덜어 비비듯이 말아먹으면 어느새 밥 한그릇이 사라진다.


●전동집에만 있는 3총사

▲ 동그랑땡
▲ 동그랑땡

'동그랑땡'은 30년동안 전통방식 그대로 이어온 '전동집'의 대표 음식. 고기, 두부, 야채 등 각종 재료가 튼실하게 들어가 있어 두툼하고 큼지막한 사이즈로 어린이 반찬이나 어른들 술안주로 인기가 높다. 2~3일 지나도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으면 식당에서 먹는 그대로 맛을 내기 때문에 휴가갈 때나 명절 때 포장을 많이 해간다.
 

▲대구살조림

'대구살조림'은 대구의 쫄깃한 아가미살만 사용하여 중국음식을 좋아하는 이 대표가 개발한 굴소스로 간을 맞추고 간장 베이스의 동파육 소스를 활용해 맛을 더했다.
 

▲ 불주꾸미볶음
▲ 불주꾸미볶음

'불주꾸미볶음'은 숙주와 주꾸미에 매콤소스를 넣고 센불에 볶아 중화풍으로 불맛을 냈다. 숙주의 아삭아삭한 식감을 제대로 맛보려면 주꾸미와 비벼 먹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주꾸미가 숙주의 탱탱함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갑오징어숙회

여름철에는 마를 갈아넣어 소화를 돕는 '마콩국수'를 50그릇만 한정판매하고 최근에는 두툼한 갑오징어를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갑오징어숙회'도 신메뉴로 개발했다.

 

▲ 최용민 재즈 보컬리스트가 동춘동 '전동집'을 찾아 재즈와 전통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최용민 재즈 보컬리스트가 동춘동 '전동집'을 찾아 재즈와 전통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용민 재즈 보컬리스트가 찾은 '전동집']
"영혼을 일깨워주는 음악이 재즈라면 … 이 전통음식엔 한국인 혼이 담겨있어"

"최근 인천에서 재즈 공연이 1주일에 2~3차례 이상 다양한 곳에서 열리고 있어요. 인천이 재즈의 '핫'한 지역이 된 바탕에는 40년 가까이 한자리에서 재즈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신포동의 '버텀라인'이 있고 지난해 청학동에 'G# House'라는 재즈 전문 클럽이 생기고 부평의 레스토랑 '밀레'와 청라국제도시의 엘림아트센터, 송도국제도시의 트라이보울 등에서 갖는 기획공연으로 재즈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점들이 크게 작용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재즈 보컬리스트 최용민 인천재즈협회장이 전통적인 밥상 한상차림으로 유명한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전동집'을 찾았다.

"제가 지방 공연을 자주 다니면서 사람들이 부쩍 재즈를 많이 듣게 된 것을 보며 생각해보니 전에는 재즈가 매니아 위주로 클럽에서 들었는데 지금은 인테리어가 잘 돼있는 레스토랑이나 와인바에서 가족이나 연인이 편하게 들을 정도로 팬덤이 다변화됐어요. 또 연주자들이 많이 배출이 됐고 어렵게 느껴지던 재즈가 소프트한 음악으로 자리 잡으면서 재즈가 이미 대중들과 가까워진 것 같아요."

한국의 대표적인 재즈 보컬리스트 김준 선생께 재즈를 배웠고 '재즈 1세대를 잇는 남성 보컬'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그는 2년 전부터 인천재즈협회를 만들어 이끌고 있고 '인천 재즈 올스타밴드', '마드모아젤 S' 등 프로젝트 그룹 활동과 엘림아트센터의 '최용민의 재즈 클래스' 기획공연과 지방 공연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준 선생님같은 재즈 1세대들과 저는 나이 차이가 20년 이상 나거든요. '제가 계보를 잇고 있어요'라고 먼저 말한 적이 없는데 그런 평가를 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일이죠. 김준 선생님과는 요즘도 자주 연락을 드리고 재즈 트럼펫의 대가 최선배 선생님은 최근 춘천공연에 함께 모시고 다녀왔어요."

그는 재즈 분위기와 어울리는 부드러운 음색으로 보컬이 필요한 밴드의 초청이나 서울과 인천은 물론 전국의 재즈 클럽 등 국내공연과 2017년 미국 시애틀의 100년이 넘은 심포니 전용 홀인 베냐로얄 홀에서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하는 등 셀 수 없을 만큼 무대에 많이 올랐지만 재즈 보컬리스트 데뷔 무대를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무대로 꼽았다.

"공부를 마치고 28살때 강남의 고급 재즈클럽에서 지난해 4월 작고한 이동기 선생님의 클라리넷 연주로 냇킹 콜이 부른 'Too Young'이란 곡으로 첫 무대에 섰는데 타이밍을 놓쳐 2절을 못들어갔어요. 연주자들에게 큰 실수를 한 셈이죠. 그때 '재즈가 듣기만 하고 나 혼자 맞춘다고 되는 게 아니고 앙상블이 필요하구나'하는 생각에 다시 공부를 했죠. 한 명의 재즈 보컬리스트로 이름을 알리기까지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그는 올해 남은 기간동안 스토리텔러와 함께하는 장애인을 위한 공연을 서울, 부천에 이어 군산, 춘천, 김해, 부산, 대전에서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또 시네마 재즈 공연도 서울에서 한차례 가졌는데 반응이 좋아 앵콜공연으로 지방을 돌면서 할 예정이다.

"바다와 노을이 있는 인천은 국제적인 재즈 페스티벌을 열기에 가장 좋은 여건을 갖고 있어서 외국의 연주자들이 선호할 거예요. 재즈가 소울(soul), 즉 영혼을 일깨워주는 음악이라면 '전동밥상'도 한국인의 영혼이 담긴 음식이지요. 그런 면에서 재즈도 예술이고 '전동집' 전통요리도 예술인 것 같아요."

/글·사진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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