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봉 이산가족 위로행사
소통 나누며 지원정책 청취
▲ 21일 인천 연수구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린 '인천 이산가족 초청행사'에 참석한 이산가족들이 대한적십자인천지사 봉사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동생들이 보고 싶어서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수없이 했건만…. 잘 지내는지 안부라도 알고 싶은 심정입니다."

함경남도가 고향인 장봉용(86·서구 마전동) 할아버지는 평생을 북에 있는 누나와 동생들을 그리워하며 지냈다. 가족들의 얼굴을 보기 위해 이산가족 상봉에 여러 번 도전했지만 만남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북한과 탈북민을 소재로 한 방송 프로그램을 하루 종일 시청하는 것이 유일한 위로다.

21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라마다송도호텔에서 개최한 '인천 이산가족 초청행사'에 참석한 장 할아버지는 "이제는 생전에 가족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도 버렸다"며 "오늘 같은 행사에 참석해 고향 소식을 조금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이날 열린 이산가족 초청행사에는 인천지역 미상봉 이산가족 280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80~90대로 1~2세대 이산가족들이 모였다. 행사는 미상봉 이산가족을 위로하고 이산가족 지원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자 마련됐다. 이 같은 위로행사가 열린 것은 2017년 이후 2년 만이다.

현재 인천에 살고 있는 미상봉 이산가족은 총 4486명이다. 강화도와 경기도 김포가 인접해 있는 지역 특성상 실향민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에 정기적으로 열리는 초청행사에 대한 관심도 타 지역에 비해 뜨겁다. 이번 행사 역시 250여명이 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고향별로 배치된 테이블에 모여 앉은 이산가족들은 함께 소통하며 정책 설명을 듣고 탈북예술인 연합회의 공연과 오찬을 즐겼다. 서정배 통일부 인도협력국장과 한영숙 이산가족 과장 등이 참석해 행사 참가자들을 위로했다.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은 "인천은 실향민이 많아 이산가족 초청행사와 다양한 정책이 더욱 필요하다"며 "이날 행사가 헤어진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미상봉 이산가족들이 위로를 받는 자리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