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빙하기' 속 '민생 협치' 일성
상견례서 재해 수습 임시국회 개회 언급
▲ 자유한국당 나경원(왼쪽) 원내대표가 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패스트트랙' 여파로 올스톱된 정치권이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지도부 출범과 함께 국회 정상화를 위한 접점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는 공식 업무 개시 첫날인 9일부터 자유한국당 등 야당을 향해 '민생 협치'의 손을 내밀었다. 민생을 중심으로 야당과 국회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고, 정국 경색의 직접적 원인이 됐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문제는 나중에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첫 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면서 "민생회복이라는 정치 본연의 자리를 지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생을 살릴 수 있다면 경우에 따라 야당이 주도하는 것들도 좋다는 마음으로 절박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당은 이날 문재인 정부 2년간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을 담은 백서 '文 정권 경제 실정 징비록'을 발간하면서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울산 매곡산업단지에서 개최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책 수정 불가를 선언하고 좋은 통계를 찾아서 홍보하라는 특별팀까지 만드는데 이는 국민 삶이 망가지든 말든 눈과 귀를 가리고 속일 궁리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취임 인사차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방문해 상견례를 가졌다.
나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세 분 가운데 가장 가깝다고 느껴지는 분"이라며 "이 원내대표께서 국회 연구단체를 만들 때 이름을 빌려달라고 해서 두 번도 안묻고 이름을 빌려드렸고, (함께) 17대 국회에서 처음 시작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이 원내대표 당선을 계기로 국민이 원하는 국회가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며 "'말 잘 듣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했는데 설마 청와대 말을 잘 듣겠다는 것은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뼈 있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말씀을 잘 들으면 같이 할 수 있는 면적과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생각하는 부분이 확대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여러 번 반문도 해봤다"며 "국민의 말씀을 잘 듣고,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 경청의 협치부터 시작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 노력하면 좋겠다"며 "산불이나 지진 등 우리가 정성을 쏟아야 할 일들이 있는 만큼 경청을 하겠다. 가능하면 5월 임시국회라도 열어서 국회 본연의 일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