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드물어 방치 … 개선 시급
중구 "건물 매입 전엔 어려워"
"전시관인줄 알고 들어갔는데 꼭대기층은 무서울 정도로 캄캄해요."
인천 중구가 2억원을 들여 신포국제시장에 조성한 '신포옛길'이 제 기능을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상권 활성화를 위해 이 곳을 되살릴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3일 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환경개선 취지로 신포시장 내(신포동 3의 2) 3층 건물에 시장의 역사가 담긴 콘텐츠를 전시한 신포옛길을 조성했다. 과거의 향수를 일으킨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구는 이 곳을 리모델링 하고 벽면에 사진을 전시, 벽화를 통해 이발소와 음식점 등의 옛 모습을 재현했다. 신포옛길이라는 간판이 걸린 입구 계단을 따라올라가면 건물이 나온다. 건물 일부에는 홀몸노인과 저소득층 10여세대가 살고 있다.

상인들은 신포옛길에 손님과 관광객이 몰려 카페같은 상점이 입점하기를 기대했다. 경남 통영 등에서 시장 건물을 새롭게 꾸민 뒤 청년상인들을 입점시켜 상권에 활기를 불어 넣은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포옛길은 문을 연 지 불과 1년밖에 되지 않아 인적이 드문 흉물로 전락해버렸다. 실제 건물 3층과 옥상은 냉장고와 각종 집기를 보관하는 창고로 쓰이는 실정이다. 조명이 없어 어두운데다 골목이 많아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신현길 신포국제시장 상인회장은 "시장을 찾는 손님과 관광객들이 신포옛길을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가길 기대했는데 발길이 드물다"며 "위치가 좋아 방치해 두긴 아까워 중구와 협조해 건물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신포옛길을 조성할 때 적극적으로 리모델링을 하고 싶었지만 건물 소유주가 개인이라 한계가 있었다"며 "건물 전체를 매입하지 않는 이상 획기적인 개선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