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예회관 대공연장 무대서 1994년 '하늘 가는 길' 시작으로 굴곡 깊었던 '소리 인생사' 정리

'국민소리꾼'으로 불리는 장사익의 소리판 '자화상七'이 9일 오후 5시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2016년 '꽃인 듯 눈물인 듯' 공연 이후 2년 만에 찾아오는 이번 소리판은 1집 '하늘 가는 길' 발표 이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기까지의 24년 세월 동안 장사익이 걸어 온 한길 노래 속 인생사를 만나 볼 수 있다.

공연은 지난 가을 발매한 9집 음반에 수록된 곡들로 구성된다. 동명의 타이틀곡 윤동주의 '자화상'과 허영자 '감', 기형도 '엄마걱정', 곽재구 '꽃길' 등의 신곡들을 비롯해 그만의 소리로 엮어낸 흘러간 가요들도 함께 올려 진다.

소리판 음악인들도 반갑다. 15년을 함께한 기타리스트 정재열 음악감독을 필두로 한국 재즈의 거장이자 트럼펫연주가 최선배, 아카펠라그룹 'The Solists' 등 15인의 음악인들이 장사익과 함께 무대에 선다.

장사익은 인생여정을 돌고 돌아 45세에 운명처럼 '노래인생'을 시작한 것 만으로도 감동이 있다.

1집 '하늘 가는 길'과 대표곡 '찔레꽃'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때 나이 45세. '장사익 소리판'의 시작이었다. 1994년 첫 소리판 '하늘 가는 길' 이후부터 음반 발매에 맞춰 전국을 돌았다. 생으로 노래하기 위해서였다. '허허바다', '사람이 그리워서', '역', '꽃구경' 등 꾸준히 행복한 판을 벌였고 청중은 절절히 열광했다. 그러던 2015년, '찔레꽃' 전국 순회공연을 끝내고 나니 성대에 이상이 왔고 그의 목에 자리한 혹을 도려낸 후에야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됐다.

그가 곁에 두고 읽는 시집들 속에 윤동주의 시 '자화상'이 있다. 장사익은 문득 70이라는 나이가 무겁게 다가왔다. 인생의 마지막 쿼터. 정리가 필요한 시기에 그가 만난 시인이 윤동주였고, '자화상'이라는 시였다. 거울에 비친 깊이 패인 주름을 보면 지난 세월들이 영상처럼 지나가고 부끄러운 세월들이 떠오를 때면 고개를 돌리고 싶지만, 다시금 마주할 수밖에 없는 자신을 보았다.

인천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그는 잠시 멈추어 서서 주름진 얼굴처럼 켜켜히 쌓인 자신의 삶을 찬찬히 돌아보는 마음으로 청중 앞에서 노래하려 한다. 장사익이 선사하는 한 길 노래 속 인생사 '자화상七'이 기다려지는 이유"라고 밝혔다. 032-420-2735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사진제공=인천문화예술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