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가도' vs '총선관리' 재편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번 주 초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기로 하면서 당권경쟁 구도는 '대권가도형'과 '총선관리형'으로 재편되고 있다. 황 전 총리의 입당 선언을 전후로 당 내외 잠재적 당권주자들의 전당대회 출마 선언도 이어질 전망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다음 달 27일 예정된 전당대회에 출마할 당권 주자는 황 전 총리를 비롯해 당내에서는 심재철·정진석·정우택·조경태·주호영·김성태·안상수·김진태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오세훈 전 서울시장·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10여명이다.

'대권가도형'은 당 대표로서 21대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대권으로 가는 길목에서 리더십을 인정받겠다는 전략이다.

황 전 총리의 경우 전당대회와 차기 총선, 차기 대선 중 현실정치를 시작할 시점을 저울질하는 중 주변에서 '당내 지지기반이 없기 때문에 당권 도전부터 뛰어들어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취지의 조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나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마찬가지다.

당권을 잡는다 해도 당 장악에 실패해 2020년 총선에서 한국당이 패배한다면 대권의 꿈 또한 물거품이 된다는 위험도 안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측근들에게 "전당대회 출마까지는 아직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당이 문재인정권에 대항해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관리형'은 대권을 노리기보다는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 차기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데만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당 대표에 도전하는 중진 다선의원 중 일부는 이런 프레임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3선의 안상수 의원은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질 때 다음 대선 불출마 선언도 함께 할 생각"이라며 "당 대표로서 총선을 위해 사심 없이 당 운영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