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미픽味] 심곡동 '낙지한마당'
[픽미픽味] 심곡동 '낙지한마당'
  • 여승철
  • 승인 2019.0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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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소를 일으키는 낙지처럼
힘든 이웃 북돋아주는 착한가게

"산낙지라는 한가지 재료로 연포탕, 볶음, 무침, 숙회, 철판구이 등 여러 가지 음식을 다양하게 만들어 손님들에게 제공하려는 뜻을 담아 '낙지한마당'이라고 가게 이름을 지었어요."

인천 서구 심곡동에 있는 산낙지 요리전문점 '낙지한마당'의 나은숙 대표는 낙지요리의 본고장인 전남 목포 출신이다. 신안이 고향인 아버지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낙지는 수도 없이 먹고 자랐다.

"낙지가 맛도 좋지만 '쓰러진 소도 일으킨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진짜 몸에 좋은 음식이에요.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농사를 지었는데 소가 쟁기를 끌어 논밭을 갈다 주저앉으면 아버지가 낙지를 먹여서 벌떡 일어나는걸 몇 번 봤어요. 또 제가 젊었을 때 아버지가 위독하셔서 목포에 있는 병원에서 간병할 때 계단에서 굴러서 3일만에 깨어났는데 그때 한달 넘게 낙지죽만 먹었어요. 낙지를 두시간 이상 삶으면 형체는 그대로인데 솜사탕같이 부드러워져요. 낙지 삶은 물에 찹쌀과 참깨를 넣어 끓인 죽을 먹고 기운을 차렸지요."

'낙지한마당'은 20년째 한자리에서 영업하고 있어 세월과 추억이 산낙지의 맛과 함께 서려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큰 건물이 구청하고 몇 개밖에 없었어요. 그러다가 조금씩 높고 낮은 빌라와 건물들이 빽빽이 들어서고 공원도 만들어지고 '맛고을길'도 생겼지요. 근처에 저희와 같이 시작한 음식점들은 거의 남지 않았지요."

나 대표는 산낙지는 물론 모든 음식재료는 국내산만 쓰고 직접 만들어 손님상에 올리기를 고집하고 있다.
"생물인 산낙지는 싱싱한게 생명이지요. 낙지는 대부분 전남 고흥에서 가져오고 때에 따라 무안, 하의도 등 다섯군데서 오는데 매일 아침 8시에 도착해요. 낙지는 성질이 예민해서 수족관 물을 이틀에 한번씩 갈아줘야 탱탱하고 쫄깃한 육질을 유지할 수 있어요. 그만큼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니까 국내산 낙지를 쓰는 집이 드물어요."

나 대표는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모든 음식에 전남 서해안 지방의 천연 갯벌에서 생산되는 명품 소금인 토판염만 사용해서 조리한다. "토판염은 염전 바닥에 인공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천연 갯벌을 단단히 다진 위에서 만드는 소금이라 갯벌이 품고 있는 다양한 유기물의 영양분과 천연 미네랄이 소금에 제대로 스며들어 영양과 맛에서 최고의 소금이지요."

나 대표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인천지부에서 진행하는 '아름다운 동행' 회원으로 활동하며 '낙지한마당'은 13호 후원의 집으로 선정됐다. 한달에 한두번 구치소를 방문해서 재소자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구청과 경찰서에 후원도 하고 있다.

"저희 집에 오는 손님은 90%가 단골이에요. 지역사회에서 주민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서 노인정과 실업자 보호시설에 한달에 서너차례 낙지 음식을 제공하고 있어요."
가게 바로 앞에 공용주차장이 있어 손님들은 1시간 무료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 032-561-5888



[국내산 재료만 고집하는 '그 집'의 추천메뉴]

 

●낙지회무침
산낙지가 싱싱하지 않으면 손님상에 올리기가 쉽지 않은 '낙지한마당'만의 독특한 음식이 '낙지회무침'이다. 큼직한 낙지에 미나리, 콩나물, 오이 등 각종 야채를 넣고 이집의 비법이 들어있는 양념장을 넣어 무쳐먹는다. 이집의 양념장은 개업 때부터 고향인 목포의 전남상회라는 곳에서 보내주는 통고추를 쓰는데 안매운고추 35근, 매운고추 15근을 직접 갈아 배, 양파, 생강, 마늘에 매실액까지 넣어 버무려 한달동안 숙성해서 사용한다. 볶음에 쓰는 양념장에 식초를 조금 더해 무침용에 쓴다. 참기름에 김가루 들어간 대접에 강화섬쌀로 지은 밥을 넣어 낙지회무침과 함께 슥슥 비벼서 한입 먹으면 매콤 새콤한 양념에 향긋한 미나리 향과 쫄깃쫄깃한 낙지 맛이 절묘하다.

 

●산낙지탕탕이
산낙지는 말 그대로 살아있을 때 '탕탕이'로 먹는 맛이 최고다. 매일 아침에 올라오는 싱싱한 산낙지를 도마 위에서 칼로 '탕탕' 두드려 잘게 자른다. 이집에서는 낙지 위에 편마늘과 고추를 얇게 썰어 얹은 뒤 참깨, 달걀노른자와 함께 비비듯이 버무려 먹으면 살아 꿈틀대는 산낙지의 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생오이도 같이 먹으면 상큼한 맛이 더해진다. '산낙지탕탕이'를 맛보는 순간 특별한 미식의 기쁨이 온몸에 전율처럼 가득 전해져온다. 스페셜메뉴로 산낙지에 육회나 전복을 더한 탕탕이도 있다.

 

●뚝배기연포탕
'낙지한마당'의 낙지는 굵직굵직해서 낙지를 씹으면 육질이 탱글탱글하면서 부드럽다. '뚝배기연포탕'은 냄비에 끓여먹는 일반 연포탕과 달리 1인용으로 점심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청양고추가 들어가서 칼칼한 맛에 해장용으로도 그만. 싱싱한 낙지가 많이 들어가 있어서 건져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통통한 버섯과 채소들까지 푸짐하게 들어있어서 '뚝배기연포탕' 한 그릇이면 쌀쌀한 날씨에 속이 따뜻해지고 든든하다. 나 대표는 "우리 집 낙지가 제일 맛있다며 매일 한번 이상 오셔서 '뚝배기연포탕' 한그릇씩 드시고 가는 주유소 사장님이 있다"고 귀띔한다.
 

▲ 이종원 서구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산낙지 요리전문점 '낙지한마당'을 찾아 지난해 성과와 올해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 이종원 서구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산낙지 요리전문점 '낙지한마당'을 찾아 지난해 성과와 올해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이종원 서구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찾은 '낙지한마당']

"인천 서구문화재단이 지난해는 출범한 뒤 지역 주민들의 문화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한해였다면 새해에는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펼쳐 더욱 많은 주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종원 서구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서구청 후문 근처에 있는 산낙지 요리전문점 '낙지한마당'을 찾았다.
"올해는 9일 오후 7시30분 서구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빈 필하모닉 멤버 앙상블 내한 공연'을 신년음악회로 하는 등 문화재단답게 새해를 시작하지만 취임초기에는 인터넷도 안되고 홈페이지도 없이 업무를 보며 국고사업 공모신청도 해야 하는 상황을 넘기고 서곶예술제, 노을마당, 구립예술단 공연 등 구청에서 넘어온 행사를 잘 치러낸 것은 모두 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라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는 공연이나 전시 등 실내외에서 벌어지는 문화행사의 양을 늘려 주민들에게 문화를 접할 기회를 많이 주는데 주력했다.

"연주회나 연극, 그림 전시 등은 접하게 되면 작은 감흥이라도 느낀 주민들이 기억하고 다시 찾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구의 인구가 최근 53만명을 넘었다는데 10%인 5만여명이 서구문화재단에서 준비한 각종 문화행사에 참가했다는 데이터를 확보했어요. 올해는 지속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행사를 많이 펼치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서구 주민들이 각종 문화행사에 피동적, 수동적으로 접근했다면 앞으로 능동적,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참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대표는 흔히 말하는 '명품 공연'을 보기 위해 굳이 서울로 가지 않아도 될 수 있게 작품 선정에 각별히 신경을 쓸 계획이다.
"지난해 창립기념 공연으로 준비한 KBS교향악단 연주회나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초청공연, 연극 '바보리어'와 '벽속의 요정'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올해도 절반 정도의 티켓가격으로 서구에 유치하여 서울로 오고가는 시간 낭비와 수고를 덜어드리는 양질의 공연을 준비해서 구민들에게 예술의 향기를 전달하겠습니다."

어렸을 때 예술을 접하는게 매우 중요하다며 취임때부터 어린이들을 위한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강조했던 이 대표는 미래세대인 어린이들의 문화예술 감수성을 높이는데 힘쓰고 있다.

"서구는 유니세프 지정 아동친화도시인 만큼 아동특화프로그램 '찾아가는 예술학교'를 운영하여 지역아동센터 20개 1600여명의 아이들에게 전문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했습니다. 또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일환으로 '모여라. 클래식 캠프', '무대 속 이야기' 등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을 즐기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새해 들어 이 대표가 이루려는 주요 사업으로는 서구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 발굴과 문화예술인 현황조사를 꼽았다.

"지역의 향토문화사를 잘 아는 분들에게 이야기를 들어 공통적으로 나오는 스토리를 찾아 콘텐츠로 만들면 지역주민들이 낯설어하거나 거부감도 줄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검암이 어떻게 유래됐고 실제 어느 지역에 가면 검은 바위가 있다는 이야기를 콘텐츠화해서 '우리동네 이야기 그리기'라든지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걸어보는 '문화충전소'도 설립할 계획입니다. 또 서구에 예술가들이 얼마나 계시고 어떻게 활동하는지 조사해서 청년예술가 등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도와드려서 작품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 대표는 가좌동의 '코스모40'같은 경우가 관에서 주도하기보다 문화적 마인드를 갖춘 주민의 손에 의해 낡은 화학공장의 골격은 유지하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좋은 모델이라며 어떻게 변신하고 발전해나갈지 눈여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낙지라는 재료 하나로 다양한 요리를 만드는 '낙지한마당'처럼 서구문화재단도 명품공연과 실험공연이 두루 펼쳐지는 문화예술의 한마당이 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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