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가 평화의 바다로 거듭난다. 남북이 19일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시범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기로 하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관련기사 2·4·6·7·19면
19일 송영무 국방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러한 내용의 '판문점선언(4·27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체결했다. 머지 않아 서해에 조성될 공동어로구역에서 남북 선박이 함께 조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범 공동어로구역은 남측 백령도와 북측 장산곶 사이에 설정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경계선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서 확정된다. 2007년 남북은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기 위해 논의했지만 기준선에 대한 이견 때문에 합의에 실패한 바 있다.
구체적인 경계선에다 출입 선박수, 출입절차, 조업방식, 조업기간 등은 향후 세부적인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범 공동어로구역 조성을 발판 삼아 향후 서해5도 어장 확장과 함께 시가 추진하는 수산업 분야 협력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해5도 인근의 어장 면적은 총 3195㎢으로 다른 어민들과 달리 협소한 공간에서 어로 활동을 해야만 했다. 이에 어민들은 백령·대청어장을 160㎢, 연평어장을 60㎢씩 각각 확장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군사적 충돌 우려 등을 우려해 성사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범 공동어로구역이 조성되면 서해5도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구역도 현재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산업 분야에서도 남한의 수산 기술력과 북한의 풍부한 수산 자원을 서로 교류하는 협력 사업 추진도 가능하다.
인천시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합의를 통해 그간 '바다의 화약고'로 여겨지던 서해 NLL 해역이 남북한 어민이 함께 조업하는 평화로운 '바다의 개성공단'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남북간 합의사항을 토대로 관련 사업이 조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제반 사항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서해5도 어민들은 시범 공동어로구역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조업 시간 등에 대한 현실적인 조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세광 백령도 어촌계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서해5도만 조업을 일몰부터 일출전까지만 허용하고 있다"며 "시범 공동어로구역 위치가 정확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조업 시간을 맞추려다 중간에 되돌아올 수도 있는 만큼 현실적으로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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