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65

65일된 닭에 매콤한 양념을 묻혀 볶은 볶음요리로 양념이 잘 배어있어서 짭조름하면서 오븐구이의 향이 입안을 감싸준다. 씹어보면 뻑뻑하지 않고 상당히 부드러워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처음에 껍질부분은 부드럽게 씹히다가 살부분이 나오면 또 쫀득한 맛이 있다.


●아라비안 샐러드·야채 사모사·난

아랍 음악이 은은히 흐르는 아라베스크에서는 메인 요리를 먹기 전에 샐러드로 입맛을 돋우는 게 좋다. '아라비안 샐러드'는 토마토, 오이, 양상추, 파슬리, 양파, 레몬 등 야채에 맵지 않은 고춧가루를 뿌린 뒤 아라비안 드레싱을 끼얹는데 살짝 향신료 맛이 나고 적당히 상큼하다.

'야채 사모사'는 삼각형 페이스츄리 안에 양념된 감자와 완두콩을 넣은 인도식 야채 고로케로 고소한 빵맛과 양념 맛이 잘 어우러져 있다.

인도의 대표적인 빵 '난'은 커리, 케밥, 샐러드 등 모든 음식과 함께 먹는다. 플레인, 갈릭 등 종류별 난을 시키면 화덕에 바로 구워서 따끈따끈하게 나온다. 난을 찢어 카레를 찍어먹거나 싸서 먹는다.

 


●양고기 케밥

케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터키의 전통 육류 요리다. 다진 양고기에 갖은 채소를 곱게 썰어 함께 버무린 뒤 20㎝ 정도 크기로 숯불 화덕에서 구운 뒤 반으로 잘라 내놓는다. 기름기가 많아 보이지만 전혀 느끼하거나 니글니글 하지 않고, 깊고 진하면서 고소한 찐득함이 우러나온다. 비리지 않은 살코기의 부드러움과 쫀득함이 씹는 맛을 더해준다.

 


●양고기 커리

인도식 커리는 갖가지 재료와 다양한 향신료를 넣어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커리는 인도 음식에 기본으로 들어가는 혼합 향신료인 '마살라'를 얼마나 넣고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맛이 좌우된다.

우리나라의 '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마살라는 겨자씨, 강황, 커민 등 2~3가지부터 많게는 20여가지의 향신료를 섞어 만들기 때문에 배합 비율과 음식의 종류,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의 맛을 낸다.

아라베스크 양고기 커리는 짜거나 맵지 않고 인도 현지에서 맛보는 듯한 커리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커리 속 양고기도 잡내가 없는 부드러운 육질로 양고기의 매력에 빠지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 정수산나 인천문화예술회관(왼쪽), 유현주 인천시무형문화재(가운데), 이선주 부평구문화재단의 홍보 담당 여성 직원들이 인도 커리와 터키 케밥 등 중동음식 전문점 '아라베스크' 송도점에 모였다.

 


인천 문화 알리는 세 여인, 세계의 '예술'을 맛보다

"홍보 일이라는 게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만큼만 해도 되지만 막상 일을 하다보면 그렇게 안되더라고요. 보도자료를 준비하다보면 사진이나 관련자료를 한번 더 찾아보게 되고 온라인 홍보물도 영상 하나라도 더 올리면 그만큼 충실해지니까 주말에도 챙기러 나오게 되거든요. 그래도 저희들이 조금 더 움직이고 고민해서 시민이나 관객들이 그만큼 쉽게 이해하고 알게 되면 뿌듯할 때가 많아요."

정수산나 인천문화예술회관, 유현주 인천시무형문화재총연합회, 이선주 부평구문화재단 등 인천의 주요 문화예술기관의 홍보 담당 여성 직원들이 인도 커리와 터키 케밥 등 중동 음식 전문점인 '아라베스크' 송도점에 모였다.

정씨는 내년이면 개관 25주년을 맞는 인천의 공연 전시의 대표적인 기관인 문화예술회관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다.

"수준 높은 공연이나 의미 있는 전시를 준비해서 문예회관을 찾은 분들이 흡족해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아져요.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곳 공연을 많이 봐야해요. 어떤 작품은 이런 면이 좋았고 다른 작품은 이런 점이 아쉬웠고, 또 최근의 공연 전시는 어떤 흐름이 있는지 살피면서 배우는거죠. 남의 공연을 자주 봐야 좋은 기획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최소 6개월이나 1년 전부터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데 출연자나 작가들 섭외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아요."

인천시무형문화재 제11호인 '규방다례' 전수자이면서 인천도호부청사와 무형문화재전수관이 있는 곳에서 일하는 유씨는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규방다례를 배우기 전에 커피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빨리 달라'는 손님이 대부분이었어요. 하지만 차는 물을 끓인 뒤 우러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니까 마음이 편안해져 인스턴트 커피와는 사뭇 달라요. 또 도호부청사에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이 전통놀이 체험을 하거나, 무형문화재전수관에서 일요일 상설공연으로 열고 있는 '얼쑤'에 많은 분들이 즐기는 것을 보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흐뭇해지곤 하죠."

이씨는 올 초부터 일하고 있는 부평구문화재단이 인천은 물론 전국의 기초단체 문화재단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어 직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인천서구문화재단이 올 1월에 출범했잖아요. 그런데 설립을 준비하던 지난해부터 이런저런 자료와 운영 사례들을 달라고 해서 벤치마킹을 했다고 들었어요. 서구 뿐만 아니라 서울 등 다른 지역 기초단체에서 문화재단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부평구만큼만 하자'거나 '부평구도 하는데 우리도 할 수 있잖아'라는 말을 한대요. 그럴 땐 정말 제가 근무하고 있는 이곳이 좋은 직장인 것 같아요."

이들은 곧 첫돌을 맞는 아이와 몇 달 전에 두 번 째 돌을 지난 아이들이 있는 워킹맘이다. 이날 처음 보는 사이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같이 일했던 동료처럼 아이의 어린이집, 주52시간 근무 등의 이야기와 함께 '이거 더 드세요. 이거 한번 맛보세요'라며 '여성들의 친화력'을 보여줬다.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났다는 기사를 보게되면 우리 애가 다니는 곳은 괜찮은지, 혹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하게 되죠. 남의 일 같지 않으니까요. 퇴근하고 아이를 찾으러 갈 때도 내가 제일 꼴찌는 아니겠지 하는 마음에 서둘게 돼요. 직장 특성상 평일 저녁이나 휴일에도 공연, 전시들이 있잖아요. 물론 직접 출연을 하지도 않고 조명이나 음향 등 세팅부터 정리까지 담당하는 무대팀과는 다르지만 당일 티켓 판매라든가 안내 등은 도와줘야 하기 때문에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나오는데 정말 발이 안떨어지곤 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일이니까요."

세 명의 워킹맘들은 이날 주문한 커리와 케밥 등을 맛보면서 "음식이라는게 각 나라의 고유한 전통이면서 독특한 문화잖아요. 근데 이집 커리 정말 예술이네요"라며 입을 모았다.

 

 

 

 

 

 

▲ '아라베스크'의 피라스 알코파히 대표.

 

 


인천서 20년 거주한 요르단 출신 대표
"고향음식 그리워 개업 … 한국인 사랑받아 기뻐"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있는 인도 커리, 터키 케밥 등 중동 요리 전문점인 '아라베스크 송도점'은 2007년에 문을 연 2호점이다. 한국에 살거나 방문한 아랍인들의 사랑방으로 유명한 아라베스크는 요르단 출신의 피라스 알코파히 대표가 지난 2003년 동인천 길병원 근처에 '사하라 텐트'라는 중동 음식점을 내면서 시작된다.
1998년 인천에 온 알코파히 대표는 원래 가구 소품과 자동차를 수출입 일을 하던 무역회사를 세우고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하지만 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고향의 음식을 먹고 싶어도 파는 곳이 없어 못먹었던 일을 기억하며 낯선 땅에서 외로움을 달래는 친구와 동료 등 아랍인들에게 중동 음식을 제공하기로 마음먹고, 당시에는 인천 최초의 외국음식점인 '사하라 텐트'를 차렸다.

'사하라 텐트'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2003년에 아라비아 무늬를 뜻하는 '아라베스크'라는 이름으로 상호를 바꾸고 위치도 경인전철 동인천역 건너편 하나은행 2층으로 확장 이전했다. 주방을 책임지는 셰프는 요르단·인도 출신으로 현지 맛을 내는데 큰 몫을 한다. 아라베스크 내부는 아랍을 상징하는 각종 문양과 그림, 사진 등과 함께 주전자나 물병 등으로 장식돼 있다.

"당시에는 이슬람교 성전(聖典)인 코란에서 허용하는 할랄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서울 이태원에나 가야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아라베스크' 3호점을 지난해 이태원에 냈을 만큼 잘 알려져 있고 한국 사람들도 맛있게 드시는 분이 많아요. 처음에는 할랄음식이 워낙 생소한 음식이고 재료를 파는 곳도 없어서 구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직접 구매하거나 수입상들도 많아져서 재료 구입하는 걱정은 안하게 됐지요."

알코파히 대표는 요르단의 에르베드 시티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캘리그라피를 전공했다. 한국에 와서 무역과 음식점 경영 등 바쁜 와중에도 인하대학교에서 아랍 서예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개인전도 가진 작가다.

인천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그는 지난 2011년에는 인천시민명예외교관으로 위촉 되는 등 다양한 봉사를 비롯한 지역사회 활동에도 앞장서 왔다.

"인천은 저의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해요. 같은 무역업을 하던 인천 여성이랑 결혼도 했고 눈이 크고 예쁜 딸도 낳았죠. 앞으로 조금 여유가 생기면 그동안 못했던 아랍 서예 작품 전시회를 갖고 싶어요."

아라베스크는 인도 커리, 터키 케밥 등 자주 찾는 음식 외에 예멘의 '맨디', 요르단의 '만사프', 모로코의 '따진' 등 중동 각국의 요리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모든 메뉴에는 매운 맛의 강도를 표시해 놓고 있으며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치킨 버터커리'와 '치킨 탄두리', 달콤한 꿀 소스를 입혀 바삭하게 튀긴 윙(닭 날개) 등이다. 032-859-6900

/글·사진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