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하는 인천 남동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이 인천시장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돼 치러지게 됐다.

이 선거구는 인천시청과 시교육청을 비롯한 각종 행정기관이 위치한 '인천 정치 1번지'로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인천지역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포인트로 꼽힌다.

남동갑 선거구에는 구월1·3·4동, 간석1·4동, 남촌도림동, 논현1·2동, 논현고잔동 등이 포함되며, 확정된 유권자 수는 21만3738명이다.


▲맹성규, 화끈한 추진력 강점 "일 욕심 많다"


인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차관으로 임명돼 관심을 모았던 맹성규 전 국토교통부 제2차관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국회의원에 도전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국토부 요직을 두루 역임한 맹 후보는 "30여년 동안 행정경험을 통해 법치행정이라는 한계를 절감할 수 있었다"며 "현 세대와 미래세대에 필요한 새로운 영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법령을 발빠르게 제정하는 등 보다 능동적으로 일하기 위해 출마하게 됐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구민 여러분을 많이 만나 많이 듣는 것이 선거전략"이라며 "경청하고 소통하다보면 신뢰가 쌓이고 그것이 제 정치적 자산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료출신이라는 장점을 살려 '남동을 빠르고 편리하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맹 후보는 교통관련 공약을 많이 내놔 눈길을 끈다.

1호 공약으로는 인천을 기점으로 청학-신연수-남동공단-논현동-남촌도림동-서창-은계를 거쳐 구로역까지 이어지는 '제2경인선 광역전철' 건설을 제시했다.

맹 후보는 "국토부에서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제2경인선 건설 공약과 연계하면 사업성이 증가해 '윈-윈'할 수 있다"며 "공직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가지고 남동을 빠르고 편리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도 ▲국민생명지키기 3대 프로젝트(자살·사고·산재)의 실효성 있는 보완 ▲화학제품으로부터 국민의 일상생활 안전보호 강화 ▲반려동물을 위한 법체계 재구성 ▲원도심 주차문제 해결 ▲청년취업지원대책의 실효성 보완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박 전 의원이 제시한 '신남동발전 4대 프로젝트인 ▲남동구 교통개선 ▲첨단산업단지 육성 ▲관광랜드마크 구축 ▲양질의 교육환경 조성 등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20대 국회 후반기에는 국회선진화법 개정, 인사청문제도 개선, 자치분권 개헌 등 전반기에 매듭짓지 못한 과제들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개헌은 대선과정에서 모든 후보들이 약속했던만큼 자치분권 시대에 걸맞은 개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선되면 보건복지위원회나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일하고 싶다는 맹 후보는 "눈 앞에 펼쳐진 많은 일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자 하는 '일 욕심'이 많다보니 강한 업무 추진력이 몸에 밴 것이 장점"이라고 자평했다.

맹 후보는 "남동구민이 이겨내고 있는 그 삶의 무게, 그 어깨의 짐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며 "지역주민들이 막막한 순간 마지막으로 떠올릴 수 있고 기댈 수 있는 따뜻한 버팀목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윤형모, 빨간 차에 흰 중절모 … 공약도 파격


인천지검 부장검사 출신으로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변호사모임'(국변) 회장을 맡고 있는 윤형모 변호사가 자유한국당 후보로 남동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1990년 독일이 통일된 후 한국의 통일을 대비한 '통일법무요원'으로 선발돼 독일 연방법무부 등에서 남북한 통일대비 법령을 연구했던 윤 후보는 "좌파 정권이 들어서 반 통일정책과 함께 북한 핵개발을 방조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검사직을 사퇴하고 변호사로서 통일운동과 통일연구를 하게 됐다"며 "하지만 제도 정치권에 들어가지 않고는 뜻한 바를 펼 수 없다고 판단해 보궐선거에 나서게 됐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윤 후보는 트럭 대신 빨간색 SUV 차량에 앰프를 설치한 유세차량을 이용하고 있으며, 흰색 선거운동복에다 흰색 페도라(중절모)에 기호 2번을 붙인 복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참 좋은 후보'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윤 후보는 파격적인 지역공약들도 선보였다. 1호 공약으로는 인천발 KTX '소래포구역' 신설를 약속했다. 신설되는 소래포구역은 기존 노선 위에 예산 약 600억원을 국비로 지원받아 건설하게 되고, 인천 경제부흥의 확고한 인프라 구축과 남동중심 성장경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공약을 발표하면서 'how to'(어떻게)를 상실한 'what to'(무엇을)만을 말하는 것은 유권자를 기망하는 것"이라며 "이 사업은 예산이나 기술은 물론 사업타당성에도 전혀 어려움이 없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남동공단 토지용적률을 800%로 상향 조정하는 공약도 내놨다. 기존 남동공단을 준 공업지역으로 지정해 주거지 개발 등을 추진할 경우 국토계획법 시행령 조항에 4차 산업을 시행하는 준 공업지역을 추가하는 법령 개정만으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대표적인 포퓰리즘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경제정책 및 최저 임금 인상으로 골목경제가 파탄났다"며 "동성애를 허용하는 법률을 만들 수 있는 헌법 개정을 시도하는 등 나라를 망하게 하는게 목표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당선이 되면 전문성을 살려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일하고 싶다는 윤 후보는 "독일에서 이질적인 체제였던 동·서독의 통일을 연구한 전문성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번 선거는 단순히 국회의원 한 명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자유시장경제 질서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선언한 자랑스런 헌법을 지킬 수 있게 저를 선택해 달라"고 말했다.

▲김명수 "금융·노동법 전문 명쾌한 해답 제시"


한국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금융·노동법 전문가로 통하는 김명수 한국노동경영연구원장이 바른미래당 후보로 여의도 입성을 노리고 있다.

20대 총선에 출마했다 낙선하고 재도전에 나선 김 후보는 "이제는 견제와 균형의 지혜를 발휘해 진정한 분배의 정치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며 "독주와 독선의 정치로 꽉 막힌 남동의 정치를 시원하게 뚫어 드리고, 나아가 국민의 바른 미래를 새롭게 이끌 참 일꾼이 되기 위해 출마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호화로운 홍보가 아니라 제일 기본부터 시작하는 것이 선거 전략"이라며 "남동의 구석구석을 두 발로 누비며 남동구민 여러분들의 삶과 애환을 함께 나누기 위해 찾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에서 여신심사관으로 재직할 당시 IMF 금융위기를 맞아 무너져 가는 수 많은 기업들을 살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김 후보는 산업분야와 민생경제분야 공약을 많이 내놨다.

산업분야로는 남동과 부천을 통합한 '메갈로폴리스'(여러 개의 도시가 연결된 지역) 형성을 제시했다. 또 강남 수서에서 출발, 광명시-남동구-제3연륙교-인천공항을 연결하는 'SRT 고속철'을 유치해 수도권 20분 내 통근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도 소래IC와 고속도로의 조기 착공 추진, 인천도시철도와 KTX 광명역 연결 및 논현역까지 연장 등을 내걸었다.

민생경제분야로는 남동공단의 리모델링 및 혁신서비스센터와 경영지원 시스템 가동을 추진하고, 공단혁신재생단지 조성 및 청년 마이스터 개발원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남동은 더 이상 서울의 변두리가 아니라 부천을 통합한 메갈로폴리스를 형성하면 세계 속의 중심도시가 될 수 있다"며 "이런 공약을 실천해 살맛 나는 남동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지난 정권에서 힘들고 지친 국민들을 보듬고 멈춰버린 경제를 활성화하는 내정을 다져야 할 때"라며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노동계와 경제계가 진통을 겪고 있지만 발전을 위한 진통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당선이 되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일하고 싶다는 김 후보는 "노동정책과 경제정책에 대한 명쾌하고 정확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경험과 성과를 가진 것이 장점"이라고 자평했다.

김 후보는 "지키지 못할 약속만 남발한 채 더 높아지려는 여느 정치인이나 공무원과는 다른 정치를 보여드리겠다"며 "남동구민들의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아 드리고, 남동의 새로운 역사의 지평을 구민들과 함께 열겠다"고 말했다.

▲이혁재 "땀 흘린 만큼 대우받는 정의 실현"


시민단체 활동가에서 정치인으로 변모한 이혁재 전 정의당 사무총장이 정의당 후보로 남동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시의원 2번, 구청장 1번, 지난 3번의 도전에서 모두 쓴잔을 경험한 이 후보는 "지난해 촛불시민혁명으로 정권교체를 실현하고, 남북관계도 획기적으로 개선됐지만 경제현실은 그대로"라며 "정의로운 경제, 일한 만큼 대우받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출마하게 됐다"고 네번째 도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재벌·대기업의 갑질 경영과 불공정거래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그리고 노동자들의 삶에는 변화가 없다"며 "재벌·대기업에 대한 특혜와 특권을 폐지하고 공정한 경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거 전략으로는 "남동구에서 함께 출마한 배진교 구청장 후보는 지난 시기 구청장을 역임하면서 많은 성과를 냈고, 지역주민들의 성원을 받고 있다"며 "중앙정치와 지역정치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원팀(One team)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남동구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답게 다른 후보들과는 차별화 된 공약을 많이 내놨다. 특히, 자신의 모교이면서 인천지역의 명문사학인 인하대학교 정상화를 내건 것도 눈길을 끈다.

한진그룹의 갑질 족벌경영이 심각한 인하대학교를 국정감사와 사립학교법 개정을 통해 정상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남동공단혁신지원센터 설립과 미세먼지 방지·대기오염특별법 제정, 생활화학제품의 성분표시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땀 흘려 일하는 성실한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경제정의, 교육정의, 환경정의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자유한국당과 손잡고 최저임금법을 개악하고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점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라며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더 과감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절실해졌다"고 지적했다.

당선되면 중소기업과 중소상공인 정책을 다루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일하고 싶다는 이 후보는 "수인선 화물열차 도심통과를 저지했고, 문학산 미사일기지 철회, 계양골프장 계획 백지화 등 오랜기간 동안 지역과 중앙정치를 두루 경험하면서 한 눈 팔지 않고 시민의 편에서 일한 것이 장점"이라고 자평했다.

이 후보는 "열심히 일하면 살림살이가 좋아진다는 소박한 바람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후보, 대한민국의 혁신을 위한 개혁을 완수할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한 때"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