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이벤트 국감', 상시국감으로 전환해야    
[취재수첩] '이벤트 국감', 상시국감으로 전환해야    
  • 이상우
  • 승인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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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정치2부 차장
기자는 매일 100여 건에 달하는 보도자료가 메일함으로 쏟아지는 것을 보면서 국정감사의 계절이 돌아왔음을 실감한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가장 국회다워지는 순간이자 국회의원들에게는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장 주목을 받는다. 이때가 되면 날카롭게 공격해야 하는 '창'인 국회의원이나 이 공격을 잘 막아내야 하는 '방패'인 피감기관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이슈를 찾느라 골몰하고, 예닐곱 명의 보좌진들도 밤을 새워가며 산더미같은 자료 속에서 이른바 '한 방'거리를 찾는다. 피감기관들은 각 의원실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준비하느라 눈코뜰새 없는 나날을 보낸다.
기자도 마찬가지다. 매일 백여 건씩 쏟아지는 기삿거리 중 어느 것을 선택해 기사화할까 고민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정 전반에 대해 20일 남짓한 국감을 통해 점검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때로는 정치공방이나 무책임한 폭로, 그리고 의원들의 과욕이 빚어내는 해프닝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되풀이되고 있다. 올해 국감은 10월12일부터 31일까지 20일간 실시된다. 이번 국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첫 국감이다보니 여야의 정치공방이 어느 때보다 가열될 조짐이어서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적 구태인 무더기 증인 채택이나 과도한 자료 요청도 되풀이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100명, 자유한국당은 140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가 여야 간사 협의로 각 당의 증인신청 한도를 40명으로 제한하기로 잠정합의했다. 그렇더라도 최대 160명이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 바쁜 증인을 불러놓고 장시간 대기시킨 뒤 호통치고 망신을 주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고 정작 답변은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상황이 올해도 재현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과도한 자료 요구도 국감의 대표적 악습이다. 인천시를 감사하는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100건에 육박하는 산더미 자료를 요청했다. 담당 공무원들은 국감 답변자료 준비때문에 본연의 업무는 고사하고 추석연휴도 제대로 쉬지 못할 판이다. 이제는 이벤트처럼 진행되는 국감을 폐지하고 상임위별로 상시 국감을 도입하자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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