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핵심공약 집행 '제동' 前 시장에 부적절 언행
공재광 평택시장의 공약 중에 하나인 '평택시 장학관' 설립과 관련, 정치권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어 지역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논란의 불씨는 12일 오후 9시쯤 공 시장이 김선기 전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막말을 했다는 주장이 터져 나오면서 시작됐다.

13일 오전 열린 평택시의회 제 190회 임시회 정례회에서 김수우(더불어민주당 평택 바선거구)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폭로했다.

김 의원은 이날 "현 시장이 전임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온갖 욕설과 함께 막말을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공 시장은 14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 부분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공 시장은 "김선기 전 시장님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에 대해 찾아뵙고 머리숙여 사죄드리려고 수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이 못난 후배를 만나기가 그러신지 결국 연결이 되지 않았다"면서 "이 자리를 통해서라도 성숙하지 못한 언행에 대해 가슴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해 김 의원의 주장을 인정했다.

공시장은 이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분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같이 공 시장이 전 김선기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막말과 욕설이 오간 배경을 살펴보면, 평택지역 대학생 지원을 위한 '평택시 장학관' 설립은 공 시장의 핵심공약 중에 하나다.

서울에 기숙사를 세워 평택출신 대학생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또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취지다.

그러나 이 사업에 필요한 120억원의 예산은 이번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모두 부결됐다.

"굳이 서울에 장학관을 세울 필요가 있느냐? 차라리 그 돈을 장학금으로 지원해 주는 것이 더 합당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처럼 예산 집행에 제동을 건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다수였다.

이 배경에 현재 더불어민주당 평택을 지역위원장인 김선기 전 시장이 같은 당 소속 시의원들을 동원해 부결시켰고 이에 화가 난 공 시장이 이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나 하는 분석이 지역 곳곳에서 들려지고 있다.

실제로 김선기 전 시장은 9일 지역구 회의를 통해 "수도권과 지방 학생들 간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사업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를 뒤늦게 파악한 공 시장은 전 김선기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 정치권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평택 갑을 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11시30분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시장의 막말에 대한 규탄성명서를 발표했다.

/평택=임대명 기자 dml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