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보호단체 '떠돌이 개와 길냥이' 대표 이애영씨
회원들 사료·병원비 등 부담 … "지자체, 관심 주길"

"반려동물도 소중한 생명이자 우리 가족이나 마찬가지에요. 아이들이 학대당하거나 함부로 버려져 고통 받는 일은 없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천 지역 동물 보호 단체인 '떠돌이 개와 길냥이'의 이애영(48·사진) 대표는 중구 일대에서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캣맘'으로 통한다.

인천에는 그가 직접 관리중인 길고양이 급식소가 18곳이나 된다. 길고양이 급식소는 길을 떠도는 고양이들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사료를 마련해두는 곳을 말한다.

"처음 동네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두기 시작했을 때 몇몇 주민 분들은 부정적으로 생각하셨어요. 급식소를 설치한 뒤로 길고양이들이 먹이를 찾기 위해 동네 곳곳을 뒤지고 더럽히는 일이 줄어드니 좋아하시더라고요."

이 대표의 남다른 동물 사랑과 유기동물 구조 경험 등이 곳곳에 알려지면서 부쩍 찾는 곳이 많아졌다.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동물들과 관련된 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는 그다.

"2013년도에 마음 맞는 사람들과 모여서 '떠돌이 개와 길냥이'를 만들었어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만큼 버려지는 동물들도 참 많아요. 유기동물을 직접 구조하고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동물들에 대한 인식 개선에 앞장서고 싶었죠."

떠돌이 개와 길냥이는 유기동물을 구조하거나 동물보호소에 있는 동물들을 데려와 직접 입양을 해주는 단체다. 단체는 특별한 지원 없이 회원들의 사비로 운영되고 있다.

회원들이 직접 사료비, 병원비 등을 부담하는 것이 어려울 때도 있다. 매년 열고 있는 바자회에서 나오는 수익금과 지인들의 후원금이 그나마 운영에 보탬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몇 년 전부터 병들어 갈 곳 없는 길고양이들과 반려견들을 하나 둘 집으로 데려왔다.

현재 이 대표의 집에는 11마리의 고양이와 반려견들이 동거하고 있다.

"제가 단체를 만든 가장 큰 이유는 동물보호소를 운영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수의사 자격증과 공간이 없어서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죠. 서울 강동구는 길고양이들의 쉼터를 만들고 사료를 지원해주고 있어요. 인천은 전국에서 반려동물을 가장 많이 키우는 지역에 속해요. 그만큼 버려지는 동물들도 많아서 마음이 아파요. 인천 내 지자체들도 유기동물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