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어린이집, 우선 입학·할인 등 혜택
재원생 부모 찾아가 눈도장·선물공세 치열
시 "금시초문 … 제재 규정없어 지양 권고만"

인천지역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내년도 원아모집을 시작하면서 예비 학부모들 사이에 일명 '추천서 따내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기관들은 원아모집 시 '추천서'를 입학 요건으로 달거나 입학금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12일 인천지역 유치원·어린이집에 따르면 최근 입학설명회를 준비하고 모집 일정을 공지하는 등 원아모집에 들어갔다. 이 중 일부는 신입생을 뽑을 때 '추천서'가 있으면 우선 순위로 입학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실제로 연수구 한 어린이집은 추천서를 받은 신입생은 11만1000원인 입학금을 5만원으로 절반이상 할인해 주고 있었다.

추천서는 현재 기관에 다니고 있는 재원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2~3장씩 배부되고 있다. 재원생 학부모가 내년도 신입생을 추천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예비 학부모들 사이에선 추천서를 받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들은 하원 시간에 맞춰 재학생 학부모를 직접 만나 부탁하거나 커뮤니티를 통해 '줄 서기'를 하고 있다.

한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해당 추천서를 부탁하는 글이 이달에만 5건당 1건 꼴로, 하루 10건 이상 올라오고 있다.

이에 일부 학부모들은 일부러 친목모임에 나가 눈도장을 찍거나 선물을 주고 추천서를 부탁하는 실정이다.

5세 자녀를 둔 학부모 A(35)씨는 "한 달 전에 서울에서 이사를 왔다"며 "주변에 아는 사람이 없어 추천서 받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있다간 입학도 못할 것 같아 지난주부터 동네 엄마들 모임에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부모 B(39)씨는 "추천서를 써달라고 커피 기프티콘, 포도를 받았다"며 "종이 한 장 때문에 울고 웃는 게 원아모집 시기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추천서라는 것은 처음 들어 본다"며 "이를 제재할 규정은 따로 없다"고 답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에 이런 제도를 지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원아모집 시기에 지도·점검을 확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혜민 기자 kh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