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기술-자연의 소통 … 게임도 '예술'이다
▲ 마크 리 <10000개의 움직이는 도시들>
▲ 제프리 쇼 <읽을 수 있는 도시>
▲ 백남준 1932~2006 <닉슨 TV>
▲ 알란 콴 1990 <베드 트립> /사진제공=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이 개척한 미디어 아트가 디지털 게임과 만나 소통하는 기회를 갖는다.

백남준아트센터는 20일부터 2017년 2월19일까지 기획전 '뉴 게임플레이'(New Gameplay)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험적인 현대미술 작가의 작업부터 대중적인 게임까지 게이밍 형식을 이용하는 다수의 작품들을 소개하며, 이를 통해 현대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은 디지털 게임플레이 문화가 예술영역과 어떠한 영향을 주고 받는지를 가늠해보고자 한다.

관객들은 '뉴 게임플레이'에서 대부분의 전시 작업들을 직접 작동해 보고 체험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디지털 경험을 할 수 있다.

'뉴 게임플레이'에 참여하는 작가는 총 34명(팀)이며, 전시되는 45점의 작품을 6개의 섹션으로 나눠 구성했다.

첫 번째 섹션인 '백남준에 대한 경의'에서는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인 백남준의 작품과 전략들을 되짚어 본다. 백남준이 1964년에 제작한 '필름을 위한 선'은 폭력적인 1인칭 슈팅 게임을 추상적인 이미지로 바꿔 대상이 없는 게임으로 제시하는 2인조 아티스트 그룹 '조디'의 작품과 함께 전시되며, 관객 참여형 작품인 백남준의 '참여 TV'는 재커리 리버만과 골런 레빈의 '메사 디 보체'와 함께 볼 수 있다.

'게임의 맥락에서 본 미디어 아트' 섹션에서는 비디오 미학을 컴퓨터 게임의 인터렉티브 형식으로 번역한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작업이 전시된다.

빌 비올라는 대표적 게임형식인 1인칭 슈팅 게임 방식을 이용해 명상을 가능케 하는 미디어 아트 '밤의 여정'을 선보인다.

중국 작가 팡 망보는 공산당 홍군의 대장정이라는 영웅적 신화를 풍자한 캐릭터가 달리고 점프하는 16미터 길이의 게임 영상 작품 '대장정: 재시작'을 전시한다.

한편, 컴퓨터 게임의 포맷이 미술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제프리 쇼의 '읽을 수 있는 도시' 또한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해킹/테크놀로지의 변형' 섹션에서는 백남준이 기술적 개입을 통해 변형시킨 실험 TV 시리즈와 함께 기존의 디지털 게임에 개입하거나 기술적 변형을 시도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인터렉티브 미술의 선구자로서의 백남준의 역할 또한 살펴본다.

이번 전시에서 다뤄지는 또 다른 중심 주제는 기능성 게임과 인디 게임들이다. 이 게임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흥미롭고 실험적인 주장, 그리고 표현 방식 및 형식에 대한 독특한 시각으로 차별화된다.

'게임과 사회'라는 표제 아래 전시되는 다섯 번째 섹션의 작품들은 사용자가 일상의 영역에서 작용하는 정치적 구조와 과정의 중요성을 보다 잘 인식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이밖에 '어반 플레이' 섹션에서는 게임요소를 도시탐구에 접목한 작업들을 소개하는데, 마크 리의 '1만 개의 움직이는 도시'는 관객을 몰입시키는 가상현실 최신기술인 오큘러스 리프트를 사용해 도시 풍경을 가상 현실화한 작업을 선보인다.

한편, 마지막 섹션인 '게임과 앱' 에서는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 앱을 소개한다.

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뉴 게임플레이는 21세기 현대인 삶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디지털 게임을 조명해 인간과 기술 사이 관계성을 상기하는 전시"라며 "백남준 작가가 끊임없이 연구해왔던 인간, 기술, 자연 간의 소통 및 융합의 작품세계와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