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주요 역점과제 중 하나인 `먼지와의 전쟁"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조사결과는 많은 시민을 실망시키는 소식이다. 지난 99년 `먼지와의 전쟁"이 선포된 이래 시가 꾸준히 먼지 저감대책을 시행해온 것은 인정되나 주요 조사대상 지역중 상당수에서 먼지농도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시의 노력이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가 지난 한해동안 13개 특별관리지역과 1개 환경오염 우려지역에 대해 날림먼지를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파라다이스 오림포스호텔과 연안부두일대, 수도권 매립지 등의 먼지 농도는 심각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하인천과 연안부두 등 고철과 사료, 모래 등의 하역작업이 쉼없이 벌어지는 인천항 주변지역은 먼지 발생이 매우 심해 시민들의 생활환경을 크게 훼손시키는 주범으로 손꼽힌다. 인천항이 `미항(美港)"이 될 수 없는 결정적 요인이다. 쓰레기수송차량의 빈번한 진출입 등으로 먼지가 심한 수도권매립지의 경우 주변인구가 많지 않아 당장 주민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도심을 바로 옆에 둔 인천항 주변의 먼지 오염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지난 한해동안 인천항에 수입된 총화물은 1억2천여만톤에 이르고 이중 고철과 석탄, 양곡 등 먼지발생 화물이 1천8백여만톤에 달하지만 인천항의 환경관리는 청소차 2대에 미화원도 고작 17명뿐이라 이같은 장비와 인원으로 환경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천시는 지금까지 추진해온 먼지 저감대책을 전면적으로 재점검, 보다 혁신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가 검토하고 있다는 오염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른 하역회사와 화주의 공동규제방안을 조속히 시행에 옮기는 한편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중구청 등 관계기관은 물론 시민단체 등과 연계해 "먼지와의 전쟁"에 임해야 한다. 아울러 몇년째 탁상공론에 그치고 있는 북항의 조기개발 문제를 인천의 최우선 현안과제로 삼아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적극적으로 벌여나가야 한다. 매번 선거 때면 핵심공약으로 재탕, 삼탕되기 일쑤인 북항의 조기개발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인천 도심을 먼지로 뒤덮는 `먼지와의 전쟁"은 결국 헛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