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기획상 수상 등 경력 다양
아트플랫폼서 '로컬큐레이팅 방법론' 연구 계획

지난 17일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 연습실에서 7기 입주작가들이 서로의 작품을 소개하는 '플랫폼 살롱'이 열렸다.

회화 작가부터 연구·비평가들까지 개성 넘치는 여러 분야의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작품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7기 입주작가 중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의 전시로 2013년 이동석 전시기획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채은영 큐레이터를 만났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그는 이번 입주를 계기로 외부에서 쌓아온 경험들을 연고지에서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를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작가의 작품도 새롭게 다가올 수 있어요. 인천에서도 좀 더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채은영 큐레이터는 미술계에 발을 들인지 올해로 20년째다. 원래 IT쪽을 전공했기 때문에 특별한 연고 없이 현장에 뛰어들어 대안공간, 독립큐레이터, 사립미술관 큐레이터 등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특히 비영리 활동에 관심이 많아서 서울, 청주 등 지역과 관련된 활동을 많이 해왔다.

그는 인천을 상징하는 작가나 기획자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 지역 내에 뛰어난 실력의 작가가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술을 폭 넓게 만들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여러 지역을 다녀보니 지역 미술계에서 작가뿐 아니라 기획자들의 역량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작품에 새로운 결을 더해주는 것은 기획자의 몫이거든요. 풍부한 전시를 위해서는 좀 더 많은 큐레이터들의 활동이 필요해요."

2010년 인천문화재단 지정공모 지원 작품 전시회에 참여했던 채은영 큐레이터는 송도 신도시 임시 프로젝트 공간에서 일주일간 열리는 전시를 기획했다.

'유령, the invisible'이라는 주제의 전시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관습적인 부분을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인천에서 문화적인 활동이나 예술이 펼쳐지는 장소로 다들 배다리나 개항장을 떠올리지만 저는 송도 신도시가 인천이 가진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역사성이나 장소성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것들에 집중하고 싶었죠."

그는 청주에서 큐레이터로 있을 때 전시를 보러 오는 관람객들의 안목을 넓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새로운 시도의 전시를 기획했다.

"처음에는 왜 지역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지 않느냐는 얘기도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관람객들도 어느 전시가 좋고 나쁜지 아시더라고요. 무엇을 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인천에서도 큐레이터로서 다양하고 좋은 작품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채은영 큐레이터는 아트플랫폼에 머무는 동안 로컬 큐레이팅 방법론에 관련된 연구와 책을 쓸 예정이다.

"기획은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인데 인천은 전시나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 평가가 부족한 것 같아요. 지역의 대표적인 기획자와 프로젝트를 되돌아보고 어떤 방법으로 진행됐는지 자세히 살펴보려고 해요."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