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병길 가천대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장
▲ 연병길 가천뇌건강센터장

치료분야 전문가 … 상태 등 고려 처방 필수요건 강조
"조기발견 중요 … 보호자 간 정보 공유 창구역할 할 것"


"단순히 진단하고 처방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죠.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배려가 치료엔 늘 동반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14일 문을 연 가천대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의 센터장을 맡은 연병길(사진) 교수는 그 만의 진료 철학이 확고했다.

환자들을 대할 때 단순히 진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 환경, 보호자 등에 대한 고려가 완벽한 치료의 필수요건이라는 것이다.

환자의 전체적인 면을 알아야만 효율적이고 그에 맞는 맞춤형 치료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에서 28년을 근무한 연 교수는 지난 2013년부터 길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있다.

그는 199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캠퍼스(UCSD)에서 '노인 정신학'과 '치매'를 연구하고, 현재 인천시 광역치매센터장도 겸임하고 있을 정도로 치매분야에 전문적인 식견을 지니고 있다.

연병길 교수는 치매 치료를 전문적으로 하다 보니 상대하는 환자들의 연령층이 꽤 높은데다 환자들 중 다수는 자신이 치매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해 검사나 약 복용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어 치료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했다.

또 환자의 가족들의 경우 치료 과정에서의 고충이 극심해 담당 의사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환자들이 문제행동을 많이 일으키기 때문에 보호하는 가족들의 입장에서 케어하기가 쉽지가 않죠. 그런 과정에서 오히려 환자의 가족들이 우울증을 앓거나 신체 질환을 겪게 되는 사례가 많아요."

이에 연 교수는 환자의 가족들을 위한 보호자 지원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일명 '휴식공간'으로 이름 붙여진 이 프로그램은 '쉬고(休), 알고 (識), 함께(共), 간병하자(看)'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는 "보호자들 간의 모임이 치료 정보를 공유하고 고충을 나누는 창구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광역치매센터에서 시작해 가천뇌건강센터에서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 교수는 환자들 대부분 병세가 악화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다며 치매는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치매가 30~50대 젊은층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만65세 이하인 경우 발병시 급속히 증세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기억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지면 보건소 치매 담당 센터를 찾아 조기검진 프로그램을 받거나 의심시 정밀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김혜민 기자 kh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