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의 개들', '장고:분노의 추적자'로 잘 알려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여덟 번째 작품 '헤이트풀8'로 돌아왔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본인만의 독특한 색채가 드러나는 연출력으로 '헤이트풀8' 개봉 전부터 해외와 국내 언론,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영화의 배경은 미국 남북전쟁이 끝난지 얼마 안 된 시기다. 한 때 북부군 장교 였지만 지금은 현상금 사냥꾼으로 살아가는 워렌(사무엘 L. 잭슨)이 교수형 집행인 존 루스(커트 러셀)의 마차에 탑승하면서 시작된다.

마차 안에는 교수형 집행인이 현상금을 위해 잡아둔 여죄수 데이지(제니퍼 제이슨 리)가 함께 타고 있다. 이 후 거친 눈보라가 몰아치는 설원을 달리던 이들은 본인이 레드락 보안관이라 주장하며 동승을 요구하는 보안관 크리스 매닉스(윌튼 고긴스)를 만나게 된다.

보기만 해도 춥고 황량한 설원위에서 시작하는 영화의 첫 장면은 기존의 서부극들과 달리 온통 눈으로 덮인 장소가 공간적 배경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거칠게 몰아치는 눈보라는 인물들을 '미니의 잡화점'이라는 한 장소로 모이게 한다. 관객들이 3시간의 러닝타임 중 지루함을 느낄법한 1시간이 흐른 뒤 극의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된다.

등장인물들이 '미니의 잡화점'이라는 한 장소에 모두 모이고 영화는 폐쇄된 공간속에서 결말까지 이어진다. 교수형 집행인 존 루스는 잡화점에 모인 이들에게 현상금이 걸린 죄수 데이지를 노리지 말라는 경고를 하며 총을 빼앗는다.

모두가 존의 경고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듯 보이지만 결국 독살 사건이 일어난다. 이후 배일에 쌓여있던 인물들의 비밀이 하나 둘 밝혀지면서 피튀기는 총격전이 벌어진다.

5개의 챕터를 통해 펼쳐지는 8인의 이야기는 한 편의 연극과 같은 전개를 보인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유머러스한 대사 그리고 시각적 효과를 중시하는 감독의 섬세함이 반영 된 미장센은 좁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영화의 흐름을 지루할 틈 없게 만든다.

특히 등장부터 눈 두덩이에 검은 멍이든 모습을 보인 여배우 제니퍼 제이슨리의 연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강렬하게 느껴진다. 500편 이상의 영화 음악에 참여한 명장 엔니오 모리네꼬의 음악이 각 장면과 어우러져 영화는 더욱 빛을 발한다.

남북전쟁부터 노예해방, 인종차별 등 당시 미국의 분위기와 역사를 엿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영화를 추천할만한 이유 중 하나다. 167분. 청소년관람불가. 7일개봉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