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단체급식 식당에서 나온 폐식용유로 재생비누를 만들고 있던 이복실씨(46)는 이 비누를 팔아 결식학생들의 급식비를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자 저절로 손놀림이 빨라졌다.

6일 오후 2시 인천시 연수구 청학동 한 모자보건시설의 모퉁이 방에서 10여명의 연수구 자원봉사대원들이 모여 재생비누를 만들고 있었다.

 가정주부들이 주축이 돼 지난 95년 발족된 연수구 자원봉사대(회장·김창희)는 회원수 61명의 규모가 크지 않은 단체이다. 평일에는 봉사대원들이 매일 출근하다시피 해 재생비누를 만들고 주말이면 알뜰매장과 바자회, 직거래장터 등을 찾아가 가족들까지 동원해 비누를 판다.

 봉사대는 비누를 판 돈으로 20여 부자세대와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매일 도시락을 싸주는가 하면 복지시설인 영락원과 명심원을 찾아 노인과 어린이들을 목욕시키는 등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장학기금도 7백만원을 조성해 송도·동춘·청량 등 7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결식아동들의 급식비도 지원하고 했다.

 연수구 자원봉사대는 주부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하다.

 이들이 만든 재생비누 「아줌마표 비누」가 질이 좋기로 이름 나 주문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

 이달 중순부터는 이동도서관과 자원재활용센터를 운영키로 하는 등 활동 폭을 넓혀나가고 있지만 봉사대원들은 대단한 일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대원들 모두가 작은 일이지만 실천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사랑은 행(行)할수록 더 커진다는 말이 있듯이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이 대원들을 더 열심히 일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김창희 회장은 그래서 집안 일도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이젠 남편들이 더 적극적으로 후원을 하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