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파 미술가들이 한국 현대미술을 알리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화제의 전시회는 국립현대미술관, 대만 타이베이 시립미술관, 홍콩아트센터가 공동주최하는 "한국 현대미술 해외순회전 :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상황"전.

 지난 23일 개막, 오는 2월4일까지는 타이베이에서 열린 뒤 2월13일부터 3월13일까지는 홍콩으로 장소를 옮긴다.

 전시작가는 김나영(34·프랑스), 서도호(38·미국), 양석윤(34)-주인숙(34·독일)부부 등 해외거주 작가들과 국내에서 활동하는 유승호(27), 이정진(39), 정서영(34), 홍일(34)씨 등 모두 8명. 이중 서씨는 뉴욕현대미술관과 LA현대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된 작가로 내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 대표로 참여한다. 이씨 역시 뉴욕 메트로폴리탄과 파리 퐁피두센터 소장작가로 외국에 제법 잘 알려져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해외순회전을 갖는 것은 이번이 4번째이다. 1997년과 98년에 각각 미국과 독일에서 중견작가 중심으로 전시회를 가졌고, 지난해에는 스페인에서 판화전을 열었다. 올해 해외전은 현대미술의 새 주역으로 떠오른 소장파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셈. 장르도 회화, 사진, 설치, 비디오, 멀티미디어 등 다양하다.

 서씨는 "나/우리는 누구인가" 시리즈로 집단의 구조와 체계를 한 눈에 살피게 하는 동시에 집단에 소속된 개인의 존재를 확인시킨다.

 양-주씨 부부는 사적 공간을 다지털 방식으로 표현했다. "양석윤과 주인숙의 방"이라는 뜻의 "양주방"은 작가 자신의 가정을 가공된 3차원 실내로 나타내고 있다. "주루루룩" 등을 낸 유씨는 화면에 작은 점이나 글씨를 무수히 찍어 배열함으로써 추상화 혹은 산수화의 또다른 모습을 연출하고자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측은 “이번 전시가 한국 현대미술의 정체성과 독특한 미의식을 해외에 널리 알릴 기회라고 기대한다. 나아가 서로 다른 문화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계기도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