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우자동차의 조기매각이 쉽지 않다는 비관론이 팽배해지면서 인천지역경제의 위기가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와 채권단이 추진중인 10월 매각처리는 이미 물건너 간데다 당초 인수의사를 밝혔던 컨소시엄업체마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대우차 처리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협력사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나아가 지역경제는 또한번 심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같은 분석은 본보가 최근 지역경제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인천시와 상공회의소, 한국은행인천지점, 인천지방중소기업청, 무역협회인천지부 등 5개 경제유관기관단체들이 파악중인 대우자동차 처리현황과 전망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 기관단체들은 한결같이 현재의 진행과정 등을 종합분석해 볼 때 정부와 채권단이 당초 추진하려던 10월20일내 매각처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같은 이유로 당초 입찰 참가의향을 보였던 현대-다임러 컨소시엄이 다임러의 포기 입장으로 인해 불참의사를 밝히고 있는데다 GM사도 급할 게 없다는 식으로 서둘러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어 상당기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내 경제유관 기관단체들은 또한 대우차 처리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채권단이 운영자금을 지원하는데 한계에 부딪히면서 어음할인 기피행위가 속출하게 되고 이는 대우차 전체의 정상가동을 어렵게 하는 쪽으로 연결돼 결국 280여개에 이르는 협력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연쇄도산 사태를 맞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이같은 상황은 곧바로 생산성 둔화와 고용불안, 구매력 감소에 따른 소비위축과 기업부도확산으로 이어져 지역경제 전반이 침체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대우자동차 처리문제는 새삼 강조하지 않더라도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에도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 뻔하다. 우리는 이같은 점을 감안, 본란을 통해 수차례 신중한 처리를 강조했다. 그러나 대우차처리를 둘러싼 작금의 상황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지역경제 측면에서는 더더욱 심상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협력업체들의 연쇄도산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피해 최소화를 위한 정부당국의 시급한 대책을 촉구한다.부천시의 결단을 보고
 부천시가 중동신도시 러브호텔 허가를 취소키로 한 것은 한마디로 용기있는 결단이라고 할 수 있다. 부천시의 이런 결단은 주거환경에 대한 유해업소의 침투를 더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특단의 선언이나 다름없다. 부천시는 지난 2일 시의원,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러브호텔 대책회의를 열고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것을 비롯해 허가 신청된 러브호텔 모두에게 쐐기를 박았다는데 의미가 있다. 아직은 이번 조치가 어떻게 귀결될지는 속단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러브호텔에 대한 부천시의 확고한 신념과 행정력이 돋보인다는 점이다.

 우리의 공직사회에서는 참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발상이기도 하다. 러브호텔을 유흥가나 교외에 세웠다면 몰라도 문제의 호텔들이 들어선 곳이 상업지역이라고는 하지만 아파트단지 심지어는 학교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주택가와 학교주변이 환락가로 변해버린 것이다. 주민들의 정서는 아예 고려하지도 않고 땅만 확보하면 쉽게 지을 수 있는데다 자치단체의 팽창욕심이 겹쳐 우후죽순처럼 급증했고 끝내는 주민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러브호텔이 가져다준 피해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최근 러브호텔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고양시내 고교생들의 설문조사 결과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고교생 89%가 아무런 제약없이 유흥업소를 드나들었다고 응답하고 있다기에 하는 말이다. 더욱 기가 찰 일은 응답자의 41%가 러브호텔에 호기심을 갖고 있고, 13%가 출입충동을, 그리고 4.4%는 이곳을 출입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학교 바로 옆에 러브호텔이 성업중에 있다.

 견물생심이란 말이 있듯이 감수성이 강한 학생들이 순간의 실수로 탈선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후대를 생각하는 계획개발과 쾌적한 주거환경은 행정당국의 책임이란 엄연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아무튼 러브호텔 허가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부천시의 조치가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도록 여기에 힘을 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