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히어로'가 오는 21일 개봉한다. /영화 스틸
영화 '빅히어로'가 오는 21일 개봉한다. /영화 스틸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영웅은 터프하다? 고정관념은 버려라.

귀여움은 기본, 애교에 따뜻한 마음마저 겸비한 새 영웅이 나타났다. 걸을 때 '뿅뿅' 소리가 나고 웬만한 훈남 백허그보다 달콤한 품을 가진 풍선 로봇 '베이맥스'가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한없이 부드러운 손길로 사람들을 치유하지만 상황에 따라 누구보다 강력한 주먹으로 친구들을 지키는 능력자. '빅 히어로 6'(이하 '빅 히어로'(감독 돈 홀, 크리스 윌리엄스 / 수입·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가 한국 팬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디즈니와 마블이 손잡은 것은 물론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국내 1천만 관객을 동원한 '겨울왕국' 제작진의 야심작인 '빅 히어로'는 동명의 마블 코믹스 원작에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빅 히어로'는 '인터스텔라'를 밀어내고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빅 히어로'는 '인터스텔라'를 밀어내고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천재 형제가 개발한 로봇 베이맥스와 천재 소년 히로, 그리고 네 명의 그의 괴짜 친구들까지 합세해 강력한 히어로 군단이 완성됐다. 통쾌한 액션 어드벤처와 다이내믹한 비행 신이 화면과 관객들의 눈을 가득 채운다. 화려한 애니메이션과 함께 77인조 오케스트라, 신시사이저, 일렉트로닉까지 다양한 영화 음악이 귀를 채워 오감을 만족하는 영화로 구색을 갖춘다.

이 애니메이션으로 궁극적으로 '사랑'과 '힐링'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에 베이맥스를 개발한 천재공학도 형 테디와 동생 히로의 진한 형제애, 히로와 베이맥스의 브로맨스 '케미', 히로의 성장통, 그런 그의 곁을 지키는 네 명의 친구들의 우정이 더해져 마음을 따뜻하게 채운다.

베이맥스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닫힌 마음을 무장해제 하는 매력을 가진 캐릭터다. 베이맥스의 첫 등장부터 영화관에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걸어 다니는 마시멜로 같다가도 어떤 히어로보다도 멋지고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그 힘마저도 결국엔 사람을 위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그렇기에 예상치 못한 곳곳에서 눈물샘을 자극한다. 마냥 신 나는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했다면 예상치 못한 감동의 눈물로 훌쩍거릴 수 있겠다.

비상한 두뇌를 가진 천재 소년 테디가 만든 로봇 빅 히어로의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는 제72회 골든글로브 최우수 애니메이션 부분과 제68회 영국 아카데미 최우수 애니메이션 부분에 노미네이트 됐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비상한 두뇌를 가진 천재 소년 테디가 만든 로봇 빅 히어로의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는 제72회 골든글로브 최우수 애니메이션 부분과 제68회 영국 아카데미 최우수 애니메이션 부분에 노미네이트 됐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전작 '겨울왕국'으로 한국의 힘을 맛본 디즈니는 '빅 히어로'에서 조금 더 한국의 품을 파고들었다. 테디 역에 배우 다니엘 헤니가 캐스팅돼 친근감을 높였다. 또 한국계 배우 제이미 정도 여성 히어로 '고고'의 목소리를 맡았다.

이 밖에도 라이언 포터, 스콧 애짓, T. J. 밀러, 제네시스 로드리게스, 데이몬 웨이언스 주니어, 마야 루돌프, 제임스 크롬웰, 알란 터딕 등의 배우들이 목소리 더빙으로 참여해 뛰어난 호흡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뿐이다. 극의 전체전인 배경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지만 곳곳에 배치된 일본의 영향은 꽤 중독적이다. 베이맥스와 히로의 첫 비행 장면, 함께 지는 해를 바라보는 장면에서도 곳곳에서 일본을 상징하는 캐릭터를 만나게 된다. 일본으로 장소가 옮겨진 것인가라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빅 히어로'에는 한국인 최초로 월트 디즈니 캐릭터 디자인 수퍼바이저가 된 김상진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빅 히어로'에는 한국인 최초로 월트 디즈니 캐릭터 디자인 수퍼바이저가 된 김상진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치료용 로봇이 날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 질문이 머리에 맴돌다 마침내 해답을 찾았을 때 엔딩 크레딧이 아쉬움을 전한다.

추운 겨울 마음이 차고 심심하다면? '빅 히어로' 티켓을 구매해 보자. 그리고 한 가지 더. 영화를 본다면 꼭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길 추천한다. 오는 21일 개봉. /더팩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