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에 괴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IMF체제후 물동량이 급격히 줄어 항만이 텅텅 비어있는데 수출입 화물선이 1~3일간 무작정 대기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기에 그렇다. 문제는 한^중 여객선 운항이 최근 6개 항로로 확대돼 한 주에 운항횟수가 11회로 늘어나면서 그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나 지금으로서는 빠른 시간안에 이를 해소해 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한^중간 교류증대를 명목으로 이들 여객선에 대해서는 입항순위와 상관없이 우선 통과권이 부여되었고 이로인해 인천항이 수출입품을 실어나르는 화물선 전용항이 아닌 겨객선 전용항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물동량이 많은데서 빚어지는 불가피한 지체라면 즐거운 비명이라고 말할수 있을텐데 그렇지 않고 여객선에 밀려 갖가지 말썽이 파생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상사나 바이어들의 시각에서 보면 인천항을 이용하고 싶어도, 또 계속 우리제품을 구입하려 해도 인천항이 이렇게 차별대우를 하고 있는데 무엇때문에 인천항을 이용하겠는가 말이다.

 실제는 H사 철재수출 선박이 지난달 초 여객선 우선통과에다 갑작스런 안개까지 겹쳐 작업완료후 27시간만에 출항, 1만달러의 항비를 추가부담했는가 하면 수송시간에도 엄청난 차질을 가져왔다고 한다. 특히 프랑스 정기 컨테이너선사인 CMA사는 수송일정을 맞출수 없다는 이유로 인천항을 철수한 정도이니 짐작할 만하다.

 인천항이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것은 한마디로 그동안 당국이 인천항을 거의 방치하다 시피 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국제여객터미널을 건설한다고 말만 앞세웠지 청사진을 제시한후 8년이 지났는데도 지금으로서는 완공이 언제쯤될지 모른다. 민자로 한다느니 국고로 짓는다느니 이랬다 저랬다 반복을 거듭하다가 세월을 허송한 것이다. 인천항 시설이 이 지경이니 항만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이라도 국제여객선 전용부두를 서둘러 마무리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