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AP·AFP=연합】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외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10일 이라크를 방문,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 회담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후세인 대통령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역할 증진 방안을 장시간 논의했다』며 이번 회담이 생산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후세인 대통령이 『OPEC 및 OPEC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충분히 이해하는 현명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후세인 대통령으로부터 따뜻한 영접을 받았으며 후세인 대통령이 자신을 승용차에 태우고 바그다드 시내를 운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란에서 승용차편으로 바그다드에서 북동쪽으로 190㎞ 떨어진 국경도시 알-문다리야에 도착, 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 일행의 영접을 받은뒤 공군 헬리콥터편으로 바그다드로 향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유엔안보리가 이라크에 내린 항공운항 금지조치를 존중, 육로를 이용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국경을 통과한뒤 기자들에게 미국의 불만을 의식, 『우리는 존엄성을 간직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는 주권국가』라고 강조했다.

 바그다드 공항에는 후세인 대통령이 직접 나와 차베스 대통령을 영접할 것으로 기대됐었으나 권력서열 2위인 이자트 이브라힘이 나와 차베스 일행을 맞았다고 이라크 관영 INA통신이 보도했다.

 이라크는 그의 방문을 대대적으로 환영하면서 이라크의 국제적 고립 탈피와 후세인 대통령의 정통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이라크 정부 기관지 알-카디시야는 1면 절반 가량을 「차베스 대통령의 용기있는 이라크 방문」을 극찬하는데 할애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바그다드에서 하룻밤을 지낸뒤 11일 이란으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