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공원 인증 준비하자 ②

   
▲ 성산일출봉 절벽에서는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가파른 경사의 퇴적층들을 볼 수 있다. 수성화산 분출 당시 화산체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 화산재가 겹겹이 쌓인 퇴적 구조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질 지형이다. /사진제공=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담당하는 유네스코 세계지오파크네트워크에는 29개국 100개 지역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돼 가입돼 있다.(2013년 9월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도가 유일한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돼있고 가까운 일본의 경우 돗토리현의 산인해안 지질공원과 운젠 화산 지질공원 등 총 5개 지역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돼있다.

인천지역 옹진군의 섬들과 인천·경기만 지역의 빼어난 자연환경과 지질학적 가치들은 그동안 유력한 지질공원 대상지로 평가돼 왔고 특히 백령도 등 옹진군 6개 섬 지역은 국가지질공원으로서의 가치는 물론 세계지질공원 등재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점쳐지고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잘못된 정책으로 대청도 해안사구가 침식돼 소멸 위기에 처해있고 개발과 해사채취로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굴업도와 대이작도 풀등은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생물권보전지역 지정과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이어 국내 최초로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제주도 세계지질공원을 통해 지질공원 준비과정을 살펴보고 대청도 해안사구와 같은 지형을 가진 일본 돗토리현의 산인해안지질공원의 사례를 통해 인천 옹진군 지역과 인천 갯벌지역의 지질공원 가치를 점쳐본다.



제주도 2007년부터 준비 착수 … 2010년 국내 첫 세계지질공원 지정

일본 '산인해안' 등 5곳 인증 획득 … 돗토리 사구 등 보전활동 결실

인천 옹진군 일대 섬·갯벌도 수려한 경관 자랑 … 등재 가능성 충분


   
▲ 제주도를 대표하는 세계 최장 길이의 용암동굴. 총연장 1.34㎞에 달하며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국내 첫 세계 지질공원 제주도

제주도는 국내에서 지질공원(Gio Park)에 대한 개념이 전무했을 당시부터 지질공원에 대해 차근차근 준비해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지역이다.

지난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제주도는 지난해 1월 '자연공원법'이 개정돼 지질공원제도가 도입되고서야 국내 지질공원으로 지정된 특이한 사례를 갖고 있는 지역이다.
 

   
▲ 제주도 서부지역 고산리에 위치한 수월봉은 높이가 77m의 작은 언덕형태의 오름으로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수월봉은 제주도의 무수한 오름 중 하나이지만 해안절벽을 따라 드러난 화산쇄설암층에서 다양한 화산 퇴적구조가 관찰되어 화산학 연구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지질공원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국내 실정으로 인해 인증과정이 어려운 세계지질공원 먼저 지정된 것.

제주도는 지난 2007년부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대한지질학회와 함께 기초학술조사를 진행하는 등 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이와 함께 2008년 6월에는 독일에서 열린 세계지질공원 총회에 참석해 지질공원에 대한 홍보와 지질공원 인증에 대한 세부적인 탐색에 나섰다.

이듬해에는 지질공원 홈페이지를 오픈해 지질공원에 대한 홍보를 진행했고 환경부와 학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등과 세계지질공원 인증 추진전략협의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인증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주도의 지질공원 인증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질공원 현장평가를 위한 현지 예비실사를 앞둔 2010년 7월, 제주세계지질공원연구회가 주최한 지질공원을 위한 관련 워크숍에서 개발대상지로 지정돼 있는 지역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은 "제주의 대표적인 화산 자원에는 한라산, 오름, 용암동굴, 수성화산, 곶자왈 등이 있지만 오름 및 곶자왈의 경우 중산간 개발 대상지로 전락하고 있어 이에 대해 보호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비판과 함께 "우도와 비양도는 케이블카 설치 등 관광개발지로 지정돼 있어 보호·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돼 문제점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하는 등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후 진행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네트워크(GGN) 실사평가에서 제주도는 지질학적인 자연유산을 보전하려는 노력을 인정받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2010년 10월 3일, 제주도의 한라산과 만장굴, 성산일출봉, 서귀포층, 천지연폭포, 대포해안 주상절리, 산방산, 용머리, 수월봉 등 9곳의 지질명소가 국내 첫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 일본의 돗토리 사구는 주고쿠 산맥에 수원을 가진 센다이가와강의 급류가 운반해 온 화강암질의 모래와 겨울철 동해에서 일어나는 파도가 상호 작용해 형성된 해안사구로 일본 3대 사구로 불리고 있다. /사진제공=일본 산인해안 지질공원

▲일본의 세계지질공원 산인해안 지질공원

지난 2008년 일본 지질공원 위원회로부터 지질공원으로 인정받은 '산인해안 지질공원'은 약 2500만년 전에 형성된 동해와 관련된 다양한 화성암류와 지층, 동해의 해수면과 지각 변화로 인해 형성된 리아스식 해안 등이 천혜의 지질·지형 박물관으로 평가받는 지역이다.

산인해안 지질공원의 면적은 일본 돗토리현의 남쪽 '하쿠토해안'부터 교탄고시 북쪽 '교가미사키 곶'까지 해안지대까지로 동서로 약 110㎞, 남북 최대 30㎞의 광대한 면적을 갖고 있다.

산인해안 지질공원의 주제는 '동해 형성과 동반된 다양한 지형, 지질, 풍토와 인간의 생활상'이다.

일본 산인해안 지질공원은 제주도와 함께 지난 2010년 10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은 곳으로 지역 특징을 살려 지질 투어 등 관광상품을 통한 지역활성화와 함께 자연유산의 보전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3대 사구중 하나인 돗토리 사구는 인천 옹진군 대청도 옥죽·사탄동 사구와 비슷하다.

하지만 10만년에 걸쳐 센다이가와 강과 동해에서 운반된 모래가 바람에 날려 이동해 형성된 해안사구는 16㎞, 육지를 향해서 2.4㎞ 펼쳐진 거대한 지역이다.

일본의 다른 곳에도 사구가 있지만 돗토리 사구만큼 제대로 보존된 곳은 없어 돗토리 사구를 포함한 '산인해안 지질공원(Sanin Kaigan Geopark)'이 일본 최초의 '지질공원(Geopark)'으로 지정, 지난 2010년 제주도와 함께 세계지질공원으로 공식 인증된 이유다.

그만큼 지질, 지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지역이다.

한때 돗토리 사구 역시 대청도 사구와 마찬가지로 방풍림으로 인해 1970년경부터 외래잡초가 눈에 띄게 늘어나 모래의 이동이 감소해 아름다운 풍문과 사렴이 잘 보이지 않고, 사구 본래의 아름다운 경관이 훼손되는 초원화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사구보전을 위해 주민들이 직접 자원봉사단을 구성해 사구 제초 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무분별한 제초활동이 아닌 외래 식물만을 걷어내 사구 본연의 모습을 찾는 노력을 기울였다.


/김상우기자 theexodus@i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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