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기 무형의 효과 커" "인천 브랜드가치 올라갈 것"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가 6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많이 남은 것 같지만 아직 대회 준비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마련되지 않았고, 주경기장과 선수촌 건립 논란 등 산적한 현안을 보면 그리 많은 시간도 아니다. 여기에 각종 법령의 규제가 더해지면서 갈 길 바쁜 인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체육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배종신(57)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지난해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 발족과 함께 사무총장에 영입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86 서울 아시안게임'과 '88 서울올림픽'부터 '2002 월드컵'까지 20여년간 국내에서 개최된 대형 국제대회는 모두 그의 손을 거쳤기 때문이다.  '스포츠 국제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음도 이같은 연유에서다. 2014년 아시안게임 조직위 사무총장에 영입된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던 셈.
 
그런 그가 취임하자마자 오랜 공직생활에서 밴 '아침형 인간' 업무 스타일로 조직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직원들을 채근하면서도 매일 아침 직원들을 상대로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 원어민 강좌를 개설한 것. 그 역시 요즘도 어김없이 7시30분이면 정위치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모든게 다 준비를 위한 과정"이라는 그의 업무 스타일을 단적으로 보여준 대목이다.

"연말이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시나리오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한 배 총장을 만나 향후 과제와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2002 부산대회는 부산발전의 동력을 만들기 위해 개최된 대회라 볼수 있고, 이는 인천과 같다. 도시구조, 경관, 도시운영체제 등을 국제수준에 맞춰 업그레이드 하게 될 것이며, 이는 시민 삶의 질로 연결될 것이다."

-최근 2010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릴 중국 광저우(廣州)를 공식 방문했다. 2010년까지 중국의 대회준비 기간을 보면 우리의 6년이 보일 것 같은데.
▲ 중국은 국가발전의 전략적 차원에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와 상하이 엑스포를 잇따라 유치했다. 특히 2010년 광저우대회는 중국 동부 연안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남부 지역의 발전을 위해 중국 정부와 광동성(廣東星), 광저우시 등이 합심해 유치한 대회다. 따라서 막바지에 접어든 대회 준비 역시 국가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우리도 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당시에는 그랬다.
광저우 조직위측은 각종 경기장과 선수촌 배치 등에 있어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면서도 나름대로 구상했던 도시계획을 실현해 가고 있었다. 선수촌 인근에 100만명을 수용할 신도시가 새로 들어서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
사정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천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 역시 2014년 인천대회를 계기로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광저우 방문 2박3일은 6년간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 지 곰곰히 생각해보게 해준 시간이었다.

-2014년 인천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려면 인천의 예산으로만 힘들지 않은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의 경우 주경기장과 5개 보조경기장 건설에 7천500억원을 썼고, 기존 연습장 개·보수, 선수촌공원 조성, 선수촌 진입도로 건설 등 모두 11개 사업에 1조4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 중 시비는 6천300억원으로 60%, 국비는 4천100억원으로 40%였다.
이는 아시아경기대회와 직접 관련된 것이고 대회 준비기간 동안 부산을 비롯해 대회를 개최한 마산, 창원, 울산, 양산 등지에 총 4조6천억원의 직·간접 건설비가 투자됐다.
인천은 아직 구체적 마스터플랜과 경기장 시설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국비지원이 어느정도 수준에 달할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천의 대회 개최비용은 서울과 부산에 비해 기존 경기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부산 대회를 기준으로 시설비용만 국비 1조원, 시비 2조원 등 총 3조원 내외가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업계획이 확정되면 대회 준비에 이상이 없을 정도의 국비확보는 가능할 것이다.

-아시아경기대회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대한 효과를 어떻게 전망하나.
▲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대회는 동·서 냉전의 구도 속에서 국가위상 강화를 위해 국가적으로 추진됐다.
또 2002년 부산 대회는 부산시민들이 침체한 부산 경제를 회복시키고 부산발전의 동력을 만들기 위해 개최된 대회라 볼 수 있다.
인천 역시 부산과 목적은 같다. 특히 부산대회의 경우 아시안게임으로 총 20조원 이상의 부가가치 효과를 얻었고, 부산발전을 10년 앞당겼다는 분석이 있다.
인천의 경우도 송도·청라·영종 등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도시재생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도시 발전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대형 국제대회는 이같은 눈 앞의 경제효과보다도 무형의 효과가 훨씬 크다.
첫째로 도시구조, 경관, 도시운영체제 등을 국제수준에 맞춰 업그레이드 하게 될 것이고, 인천이라는 도시브랜드 가치도 크게 올라 갈 것이다. 외국인에게 친숙한 한국도시는 현재 서울과 부산밖에 없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도 자긍심과 질서의식, 국제적인 관용을 갖추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생활체육시설 확충과 사회기반시설, 녹지 등의 확충으로 시민의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2014년 인천대회의 컨셉과 이념에 대해 설명해 달라.
▲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 그러나 '최고의 아시아경기대회 구현'과 '아시아 스포츠의 균형발전 및 수준향상', '40억 아시아인의 우정의 축제' 등은 인천대회가 추구해야할 모토라고 생각한다.
특히 새로운 아시안게임의 패러다임을 창출해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아시아 속에 인천, 인천 속에 아시아를 찾는 새로운 작업들이 준비되고 있다. 이런 개념에서 역대 올림픽 못지 않는 개·폐회식을 계획할 방침이다. 인천대회에서는 아시안게임을 넘어 세계를 지향하는 인천의 역동성을 다양한 형태로 입체화하고 형상화할 수 있는 방안이 시도될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대담 = 박주성 차장 blog.itimes.co.kr/jspak
/정리=이주영기자 (블로그)leejy96
/사진=박영권기자 (블로그)pyk

 
● 배종신 사무총장은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배종신 사무총장은 경기고를 거쳐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서울대학교 사무국 관재과 사무관으로 공직을 발을 들여놓은 이후 1988년 문화공보부에서 체육부가 분리될 당시 모든 행정실무를 진두지휘했다. 이후 체육청소년부가 문화체육부, 문화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를 거치는 과정에서 줄곧 체육행정을 놓지 않아 공직사회에서는 몇 안되는 정통 체육관료 출신으로 통한다.
체육부처내 생활체육은 물론 기획업무와 국제협력 등 대외 분야 등을 두루 섭렵해 2004년에는 체육관료 출신으로서는 유일하게 차관에 승진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