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반 인천녹색연합 운영위원장
지난 9월 12일 계양산 삼림욕장에서는 길이 80m, 폭 100m 계양산 징맹이고개 생태통로(eco-bridge) 기공식이 있었다. 인천시장은 축사에서 "환경이 없으면 우리 미래도 없다" "환경은 우리의 미래요 인천의 경쟁력이다"라고 하면서 징맹이고개 생태통로 사업은 한남정맥 핵심인 계양산 녹지축을 잇는 전국 최대의 생태복원사업이며 이 사업을 통해 인천은 생태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아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였다.
인천시도 징맹이고개 생태통로 기공식에 초청하면서 '친환경 도시건설 및 자연과 공존하는 생태도시 이미지를 제고하고 생물의 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모범적 사례'라고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사실 계양산 징맹이고개 생태통로 복원사업은 환경단체들이 수차례 인천시에 제안하여 당초보다 줄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번 기공식을 갖게 되었다.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생태통로 기공식에 대해 원칙적으로 환영하고 있지만, 징맹이고개 생태통로 복원 기공식을 바라보면서 실로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그것은 인천시가 앞에서는 생태도시 인천 운운하며 계양산 생태계 복원한다고 떠들어 대면서 인천지역 54개 시민단체의 1년 넘는 엄청난 골프장 반대투쟁과 84% 대다수 인천시민들의 골프장 반대여론도 묵살하고 뒤에서는 온갖 편법과 불법을 동원하여 계양산 롯데골프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계양산 징맹이고개 생태통로 복원은 한번 파괴된 자연환경을 복원하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가를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
1995년 계양구와 서구를 잇는 경명로를 만들 때 계양산을 절단하지 말고 터널을 뚫어 생태축을 끊지 말아야 했었다. 당시 계양산 징맹이 고개에 도로를 만들기 위해 산을 절단하려 할 때 당시 일부 뜻있는 지역 인사들과 환경생태전문가들은 터널 등의 방식으로 인천의 녹지축을 보전하라고 인천시에 촉구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인천시는 자연생태 보전에 대한 무지와 예산 등의 이유로 인천의 진산인 계양산 허리를 반토막 내 녹지축 단절은 물론 중심산성 등 역사 유적지까지 사라지게 하였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인천시는 훼손된 녹지축을 복원하기 위해 150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시민의 혈세를 퍼부으며 계양산 생태계가 제대로 복원될지 확신할 수도 없는 징맹이고개 생태통로 복원사업을 하면서 마치 인천시가 자연생태도시로 거듭난 것처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안타깝고 분노하게 하는 것은 인천시의 이중적이고 반생태적인 정책이다. 인천시는 기회 있을 때마다 300만 그루 나무심기니, 중앙공원 조성 등 환경예산 전국 최고니 하면서 생태도시 인천만들기에 앞장서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오히려 나무 심는 것보다 나무 없애는 일에 더욱 주력해왔고, 생명의 보고인 갯벌을 파괴하고 하천을 복개하는 등 반생태적 토목도시 회색인천 만들기에 여전히 몰두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인천시는 '고의 또는 불법으로 임목 등을 훼손한 경우 개발행위허가 무기한 제한'하도록 하는 도시계획조례를 '5년까지만 제한'하는 방향으로 개정 추진하여 그렇지 않아도 녹지공간이 최하위인 인천 산림을 앞장서서 불법훼손토록 부추기고 있다.
지난 13일 인천시청앞 광장에서는 1천여 명이 넘는 개발지역 주민들이 모여 인천시장과 인천시의 막개발정책을 성토하면서 인천시장의 소환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번 '징맹이고개 생태통로 및 녹지축 연결사업'도 엄밀한 의미에서 치적과시용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라도 이중적이고 반생태적인 인천시 환경정책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징맹이고개를 반면교사로 삼아 현재 추진하고 있는 롯데골프장 건설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계양산 골프장 중단만이 진정으로 계양산 생태계가 복원되는 길이며, 270만 인천시민들을 위한 행정이고, 시민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생태도시 인천으로 가는 길임을 인천시장과 공직자들은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