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고국에는 돌아가지는 못하지만 같은 나라 친구들과 송년 잔치를 보내게 돼 위안이 됩니다.”
 주로 인천 남동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이주노동자 300여명이 모처럼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이들은 26일 오전 11시 대한상공회의소 인천본부 대강당에서 국제라이온스협회 354-F(인천)지구와 남동공단 내 선교단체가 공동 주최한 외국인 이주노동자 송년위안잔치에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올해 처음 실시된 고용허가제 여파로 불법체류자 단속에 시달려야 했던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날 각 국 전통무용과 노래, 한국노래 등을 부르며 애환을 달랬다.
 남편과 함께 남동공단에서 일하는 인도인 딤플(37)씨는 “올해 친하게 지내던 다른 나라 노동자들이 불법 체류 단속에 걸려 본국으로 강제 송환된 것이 가장 마음에 아프다”며 “오랜 만에 고국 사람들을 만나 마음 속 얘기를 나누니 힘이 난다”고 말했다.
 딤플씨는 장기자랑에서 한국가요 ‘만남’을 부른 뒤 인도 전통 노래를 부르자 20여명이 무대에 올라 전통춤을 추며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네팔에서 온 스무살의 한 여성은 한국 최신 인기가요를 불러 관중들로부터 열광적인 박수를 받기도 했다.
 중국인 짱펑(36)씨는 “고용허가제 이후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법 체류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새해에는 차별 없이 즐겁게 일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이날 인천지구와 선교단체는 장기자랑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 5명에게 두툼한 겨울옷을 선물했다. 또 사물놀이와 YMCA합창단 요들송 무대 등 흥겨운 잔치와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내의와 의약품 상자를 전달했다.
 인천지구 엄재숙 총재는 “국제친선활동이라는 라이온스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 “특히 인천에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많은 만큼 이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도록 행사를 많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칭우기자 chingw@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