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 보이는 30대 후반의 남자가 머리를 조아리며 진료실에 들어와 선 채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왔는데요? 직장에서 감원이 될까 늘 불안하고 걱정이 돼서 못 견디겠어요.』

 이런 자극은 직장에서 누구나 쉽게 경험하게 된다.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모든 환경이 주어지지 않는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의해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과연 스트레스는 나쁜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나쁜 것만은 아니며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자극이다. 그래서 치료적이며 생산적이고 쾌감이나 즐거움을 주는 정상 스트레스(eustress)와 각종 신체적, 정신적 질병을 일으키며 불쾌감을 주는 병적 스트레스(distress)로 나누기도 한다.

 스트레스는 의학적 개념으로 생체 내의 평형이 교란되어 부조화를 이룬 상태를 말한다.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자극원을 스트레서(stressor)라고 한다.

 우리들은 순간 순간 수많은 신체적, 심리적 자극을 받으며 살아간다. 산업화, 국제화, 정보화 등 서비스 산업의 발달로 국가간까지 무한 경쟁 시대에 접에 들면서 스트레스 요인은 그만큼 많아진다. 그 속에서 개인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면서 적응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견디며 살아간다. 이것은 적당한 자극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것을 이루기 위해 힘들지만 노력을 한다. 결국 자극이 있어야 개인이든지 국가든지 발전을 하게 된다.

 그러면 어느 정도가 되어야 적절한 자극이 되고 어느 정도가 되어야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트레스로 생각하는가? 그것은 개개인마다 스트레스를 받아들이고 참아 내는 정신적인 힘과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차 소리나 경적 소리만 들어도 놀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가족의 사고나 불행한 일이 생겨도 아무 일 없이 가정이나 직장 생활을 잘하고 담담하게 대처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개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그 사람의 과거 경험이나 성격 등의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불필요한 자극을 받게 되었을 때 우리는 소위 「현대병」을 앓게 된다. 현대병은 결국 스트레스성 질환이라고 말할 수 있다. 모든 질환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이겨 내는 것은 어느 학자(Selye)의 말처럼 『감사보다 더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은 없다』고 말한다. 즉 스트레스라고 하는 모든 자극을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된다. 그런 마음 가짐으로 살면 어려운 현실 생활을 쉽고 편하게 살아갈 수 있다.

황원준 신경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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