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의 명장면 중 하나를 꼽으라면 1,218대 드론이 밤하늘을 수놓으며 오륜기를 만들어내던 순간이 아닐까. 드론 비행의 기네스북 기록을 세우기도 했던 이 날 드론쇼는 사실 국내의 기술이 아닌 글로벌 기업 인텔(Intel)사의 기술이었다. 올림픽 협력사 선정 당시 우리나라는 드론 군집 기술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지 못했고 이로 인해 인텔사가 독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후 이 드론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 상용화시키기 위해 나선 드론 스타트업이 나타났다. 바로 ㈜파블로 항공이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파블로항공 이장철 부사장은 과거 한 대기업 연구소에서 박격포를 개발하던 연구원이었다. 무기 개발 연구원으로 일하던 그는 화학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고 이후 유명 불꽃축제 기획자가 되었다고 한다. 서울세계불꽃축제, 롯데월드타워 불꽃축제 등 국내의 모든 불꽃축제가 그의 손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 인텔과의 드론쇼 협업에도 함께하게 된 이장철 부사장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축제임에도 우리나라의 기술이 아닌 다른 나라의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올림픽 이후에 국내에서 기술 상용이 가능한 드론업체를 찾던 와중에 ㈜파블로항공과 만나게 되었고 이직하게 되었다고 한다.
㈜파블로항공(대표이사 김영준)은 2018년 인천 송도에서 문을 연 5년 차 스타트업 기업이다. 설립 후 3개월 만에 (전)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로부터 10억 투자를 받아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성장해왔다. 현재 ㈜파블로항공은 여러 대의 드론을 충돌 없이 비행시키는 핵심 군집드론기술과 통합관제플랫폼을 핵심 기술로 가지고 항공교통(드론택시) UAM사업, 드론배송, 드론 아트쇼, 국방 등 드론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또 정부에서 2025년까지 드론 사업을 도심지에 안착시키기 위해 운영하는 K-UAM 그랜드 챌린지에 엘지유플러스, 카카오 모빌리티, 지에스건설 등 대기업과 함께 스타트업 중에서 유일하게 참여한다.
”현실 보다 뒤처지는 '법'…현장 속도 못 따라와”
하늘을 날아다니는 드론은 안전 문제와 더불어 보안 등 맞닥뜨려 해결해야 할 문제가 기업 대 기업 차원이 아닌 정부와 관련된 부분들이 많다. 이 부사장은 "샌드 박스 사업이라든지 여러 가지 규제 혁신 부분이 정부가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현장에서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정책이나 지원은 이루어지고 있지만, 산업 현장의 실질적인 목소리와 요구를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업가치 1조 원을 뜻하는 스타트업'…유니콘까지 얼마나 남았나?
"마음으로는 유니콘이지만 이제 한 10% 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사장은 유니콘이 되기 위해선 드론 산업 자체가 열려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때가 올 때까지 충실히 준비하다 보면 빠르게 유니콘이 될 것이라 말했다.
㈜파블로항공은 내년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기술 특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드론 회사에서 더 나아가서는 전 세계에서 K-드론 열풍을 끌어낼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영상 채나연 기자 ny1234@incheonilbo.com·김연호 인턴기자 ho0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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