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에선 총 2,600건 이상의 크고 작은 해양 오염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기름, 유해화학물질 및 폐기물 등이 5,484㎘ 유출됐다.

우리나라 인구 중 무려 40%가 해안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국민 삶의 공간과 밀접한 해양시설에서 발생한 오염 사고는 어업, 관광업 등 단순히 경제적 피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건강과 안전에도 심각한 문제가 된다.

▲ 최근 10년 간 발생한 해양 오염 현황. /자료=해양경찰청.

특히 기름 유출로 인한 해양 오염 사고는 신속한 초동 대처가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인적자원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노동자나 자원봉사자들이 2차 사고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양 시장을 개척하고 무인 해양방제 로봇을 개발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권기성 대표가 만든 ‘쉐코’다.

▲ (왼쪽부터) '쉐코' 대표 권기성, '쉐코' 최고기술경영자(CTO) 한상훈.

인천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던 권기성 쉐코 대표는 해상보험에 대해 배우며 해양 기름 유출 사고가 생태계에 미치는 막대한 피해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후 인천대학교 창업동아리에서 무인기름회수 로봇을 개발하던 한상훈 쉐코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만나 2017년 주식회사 ‘쉐코’의 첫 움직임이 시작됐다.

 

“Share+Eco, 청정한 환경을 공유하는 해양 로봇”

▲ 쉐코가 개발한 '쉐코 아크'가 실험실 수조에서 해양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 .

쉐코가 개발한 ‘쉐코 아크’는 해·수역 전반의 다양한 오염물을 정화, 관리, 모니터링 하는 올인원의 ‘해양 및 수질 정화로봇’이다. 국내 해양 오염 사고는 규모별로 1㎘ 미만의 소형 사고가 225건으로 전체의 91.1%를 차지하고 있다. ‘쉐코 아크’는 기존 제품 대비 3분의 1 크기로 소형기름 유출 사고 대응에 적합한 국내 최초 로봇형 기름 회수기라 해양 시장이 주목할만하다.

 

“사업 초기 자금? 받을 수 있는 것은 싹 다!”

▲ 2023년 '쉐코' 전국 파트너 및 투자사.

대학에 재학하며 사업을 시작했던 권 대표는 창업 관련 대회에서 입상을 통해 얻어낸 상금 2천만 원을 자본금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러나 자본금은 턱없이 부족했고, 시제품 개발마다 필요했던 돈을 마련하기 위해 쉐코는 3년 동안 쉴 새 없이 ‘러브콜’을 넣었다. 그 결과 현재 SK이노베이션, 현대 등 굵직한 대기업의 투자를 받으며 성장 중이다. 물론 그 3년이란 시간 동안 권 대표는 생활비 한 푼을 가져가지 못해 아르바이트와 사업을 병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인천에 있는 쉐코…"정작 인천에선 사업 쉽지 않네요"

쉐코 권기성 대표가 해양 관계자들에게 '쉐코 아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인천은 해양 쪽 사업을 하기 힘들어요. 송도 근처가 다 보안구역이어서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인천에서 대학을 나온 뒤 회사 역시 인천에 세운 권 대표는 바다와 인접해 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해양 사업을 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천은 유사한 지역인 포항, 부산과 비교해 제품 테스트를 해볼 바다가 군부대와 밀접해 많은 면적이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권 대표는 해양 분야는 공공기관과의 관계가 중요한데 혁신을 지향하는 프로세스들이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스타트업 가치 1조 원을 뜻하는 유니콘'…얼마나 남았나?

”유니콘 기업이 되기까지 현재 5% 정도 도달하지 않았을까요? 2년 전 같았으면 지금 한 30%까지 왔다고 얘기할 텐데 제조업을 하다 보니까 변수가 너무 많아요.“

어느덧 3년 차인 권 대표이지만 기업 가치 10억 달러(=1조 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되려면 이제 시작이라고 표현했다.

쉐코는 지난 3년간 총 18번의 시제품을 생산해 드디어 개발을 완료했다. 앞으로 바다 위 기름뿐만 아니라 다양한 오염물이 발생하는 곳곳에서 사용 가능한 제품을 생산해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도 청정한 바다를 느낄 수 있도록 보탬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영상 채나연 기자 ny1234@incheonilbo.com·김연호 인턴기자 ho0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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