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T블루./사진=연합뉴스

타다(VCNC)나 아이엠택시(진모빌리티) 등 택시 호출 업체에 이어 카카오모빌리티도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택시 기사에게 팁(TIP·봉사료)을 줄 수 있는 기능을 시범 도입하면서 소비자 사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이 90%를 훌쩍 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움직임에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20일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는 택시 호출 플랫폼의 팁 기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 10명 가운데 7명이 반대에 더 가깝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택시 호출 플랫폼의 팁 기능 도입 반대에 더 가깝다는 의견이 71.7%로 집계됐으며, 찬성에 더 가깝다는 의견은 17.2%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1.1%였다.

오픈서베이가 연합뉴스의 질문을 참고해 이뤄진 이번 설문 조사는 20∼50대 패널 1천 명을 통계청 인구비례에 맞게 할당·추출해 진행,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80%에서±2.03%포인트다.

특히, 택시 호출 플랫폼의 팁 기능 도입에 대한 인식도 '매우 부정적'(36.7%)이거나 '부정적'(21.6%)이라는 인식이 '매우 긍정적'(3.6%)이거나 '긍정적'(10.5%)이라는 응답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 카카오모빌리티 '감사 팁' 시범 도입./사진=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갈무리, 연합뉴스

해당 논란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달 19일부터 별도 교육을 받고 승차 거부 없이 운영되는 카카오T블루에 '감사 팁' 기능을 시범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이 기능은 카카오T 앱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이용한 직후 서비스 최고점인 별점 5점을 준 경우에만 팁 지불 창이 뜨게 되는데, 승객은 금액 1천 원, 1천500원, 2천 원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팁 지불 여부는 어디까지나 승객의 자율적인 선택 사항"이며 "자사가 수취하는 수수료도 일절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팁을 강요한 기사에 대한 신고가 들어오면 해당 택시에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하고, 승객에게는 환불 조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의 택시 요금이 스위스, 일본, 독일 등에 비해 한참 낮은 편이며 감사 팁 시범 도입 일주일간 하루 평균 약 2천 명 승객이 이 기능을 이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 등에서는 올해 택시 요금 인상으로 이미 소비자 부담이 커진 상황인데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사실상 미국처럼 팁 문화가 고착하거나 반(半)강제성을 띠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국내 택시 이용료가 '높은 편'(53.0%)이라는 응답은 '적정한 수준'(24.5%)이라는 응답의 두 배가 넘기도 했다.

택시요금이 '매우 높은 편'이라는 응답도 11.1%에 달했다.

실제 우리나라 택시 요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낮은 편이긴 하나 승객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이와 다른 것이다.

특히 호출 택시 팁 기능 도입이 향후 택시 이용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냐는 질문에 '부정적'(40.5%)이라거나 '매우 부정적'(35.7%)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76.2%를 차지했다.

이어 '긍정적'(13.0%),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음'(8.5%), '매우 긍정적'(2.3%)의 순이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