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이미지투데이

미국에서 전 여자친구의 사적인 사진 등을 온라인상에 유포한 남성이 우리 돈으로 1조6천억 원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1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와 CBS 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주 휴스턴 지역 배심원단은 헤어진 전 여자친구와 관련된 사적 사진(리벤지 포르노)을 유포한 혐의로 고소된 남성 마키스 자말 잭슨에 12억 달러, 한화 약 1조6천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이 소송은 'D.L'이라는 이니셜을 쓰는 텍사스의 한 여성이 전 남자친구인 잭슨을 상대로 성적인 학대에 대한 위자료와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제기한 소송이다.

두 사람은 2016년 만남을 시작했으나 2020년 초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이 여성은 텍사스에 있는 어머니 집으로 이사했다.

그런데 잭슨은 인터넷 보안 시스템에 접속해 계속해서 여성을 감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21년 10월 공식적으로 연인 관계를 끝내며 여성은 잭슨에게 과거 공유했던 자신의 사적인 이미지 파일에 더는 접근하지 말라고 말했으나, 잭슨은 이를 무시한 것도 모자라 포르노 웹사이트와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 파일 공유 서비스의 공개 폴더 등에 여성의 사적인 이미지가 담긴 파일들을 올렸다.

잭슨은 여성의 가족과 친구, 동료들에게 해당 폴더로 연결되는 링크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더불어 여성의 이미지를 게시한 소셜미디어 페이지에는 여성의 고용주 계정과 여성이 다니는 헬스장의 계정을 태그하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잭슨은 지난해 3월 여성에게 메시지를 보내 "너는 남은 인생을 인터넷에 있는 네 이미지를 지우려고 노력하는 데 쓰겠지만, 실패할 것"이라며 "네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그 이야기를 듣고 찾아보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집세와 기타 요금 청구서를 지불하는 데 여성의 은행 계좌를 도용했으며, 가상의 전화 번호로 여성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괴롭히기도 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법원 배심원단은 잭슨에게 피해 여성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2억 달러, 한화 약 2천671억 원을, 징벌적 손해배상금으로 10억 달러, 한화 약 1조3천355억 원을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피해 여성 측 변호사는 "배상액인 12억 달러 전액이 지급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향후 비슷한 다른 범죄를 막는 효과가 있기를 바란다"며 "이번 평결의 엄청난 액수가 억지력을 발휘해 다른 사람들이 이런 비열한 행위에 가담하지 못하게 하는 메시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변호사는 보험이나 다른 신뢰할 수 있는 피해 복구 강제 수단이 없기 때문에 로펌들이 이런 유형의 '개인 대 개인' 소송을 거의 맡지 않는다고 전하며, 용기 내 맞서 싸운 자신의 의뢰인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언론에 따르면 잭슨은 이날 법원에 출석하지 않았고 변호사가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아 현재 그의 반응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미 언론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제외하고 미국 내 대부분의 주에서 보복성 음란물 이미지(리벤지 포르노) 게시를 금지하는 법을 두고 있으며, 현재 매사추세츠주도 관련 입법 절차를 밟고 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