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레기가 쌓여있고 풀이 무성히 자란 잼버리 야영장의 모습./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주요 참가국의 조기 퇴소 선언으로 파행 국면까지 치달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정부·지자체·기업이 나선 끝에야 조금씩 안정화를 찾아가는 동안 조기 퇴소를 결정한 구체적 사유가 외신을 통해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BBC방송, 가디언, 스카이뉴스 등 영국 매체들은 앞다퉈 이번 잼버리 참가국 중 가장 많은 4천400여 명의 스카우트 대원과 지도자를 보낸 자국 대표단이 철수한 배경을 참가자들의 증언을 통해 설명했다.

이들이 퇴소할 수밖에 없었던 중대한 문제로 꼽은 것은 대체로 폭염, 위생, 보건이었다.

야영장을 떠나 서울에 있는 호텔로 옮겨간 이들 중 한 명은 폭염뿐 아니라 시설과 음식을 지적했으며, 특히 화장실을 "보건 위협 수준"으로 묘사했다.

더위로 온종일 활동이 중단돼 아무것도 못 한 채 있었으며, 벌레 물림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한 지도자는 어린이 30명으로 구성된 자기 팀에 품질이 떨어지는 작은 물병이 제공됐다며 "(주최 측은) 우리에게 1시간마다 물 1L를 마시라고 했지만 3분의 1은 병이 깨져서 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돈을 낸 만큼의 경험을 얻지 못하고 떠난다"며 "게다가 아이들은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를 날린 데 대해 화가 났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참가국 중 가장 많은 청소년을 파견한 영국의 부모 다수 역시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자녀가 수천 파운드, 우리 돈으로 수백만 원을 모아 참여를 준비해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영국 여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10대 딸에게 "훌륭한 인생 경험이 될 줄 알았던 것이 '생존 미션'으로 변질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 1천200여 명을 파견한 미국 역시 조기 퇴소를 결정했다.

미국은 평택 미군기지 내 캠프 험프리스로 이동할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버지니아주(州) 출신 한 부모는 10대 아들을 위해 이번 잼버리에 6천500달러, 약 850만 원을 썼지만, 아들의 꿈이 '악몽'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 아들은 그게 얼마나 큰 돈인지, 자기를 (잼버리에) 보내기 위해 가족이 얼마나 많이 희생했는지 잘 알고 있다"고 속상함을 전했다.

이 밖에 아시아 국가인 싱가포르도 역시 퇴소를 선언했다.

급기야 세계스카우트연맹이 대회 조기 중단을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정부에서 총력 대응에 나설 것을 천명하고 지자체와 기업 역시 지원에 나서면서 다행히 파행 국면은 피한 모양새다.

현재 대다수 참가국이 정부의 개선 의지를 지지하며 잔류를 선택했으며 대회 초기부터 지적받은 부실한 운영과 열악한 시설은 지원 물자가 속속 도착하며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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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성범죄'까지 발생…"조치 미흡해 퇴소 결정" 폭염과 조직위원회의 안일한 현실 인식, 허술한 준비 등으로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성범죄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6일 잼버리에 참가한 전북 지역 스카우트는 기자회견을 통해 영내에서 성범죄가 발생해 6일 조기 퇴소하게 됐음을 밝혔다.이날 오전 김태연 전북연맹 스카우트 제900단 대장은 현장 프레스센터에서 "지난 2일 영지 내 여자 샤워실에 30∼40대로 추정되는 태국 남자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다"며 "100여명 정도의 목격자가 있다"라고 말했다.이어 "오전 5시에 (태국인 한 총리 “잼버리 계속 진행한다…각국 대표단 최종 결정" 열약한 환경 속 온열환자가 속출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각국 대표단이 5일 정례 회의를 통해 대회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했다.5일 오전 잼버리 조기 퇴영을 결정한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에 이어 미국과 싱가포르까지 행사장 철수를 결정하고 세계 스카우트연맹마저 잼버리 행사 중단을 권고하면서 위기에 놓였었다.이날 오전 9시 정례 회의를 진행했고 각국 대표단은 12일 폐막일까지 대회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한덕수 국무총리는 잼버리 현장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폭염을 고려해 새만금을 떠나 다른 '줄퇴소' 잼버리 두고 여당 "문재인·전북 뭐했나" vs 야당 "윤석열 정부 안일대응"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미국·벨기에 대표단이 연이어 철수한 것을 두고 여야 간 책임론 공방전이 벌어졌다.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임기 내내 잼버리에 대한 관심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문재인 정부와 유치부터 행사 준비·운영 중심에서 잼버리를 자신의 치적 알리기에 적극 활용했던 전북도 전·현직 지사는 대체 무엇을 했는가”라고 지적했다.강 수석대변인은 “새만금 잼버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수석비서관급 회의에서 직접 챙길 만큼 적극적 관심을 보인 행사였고 취임 첫 해, 새만 잼버리 조기 퇴영한 영국 대원 5명…벌레 물림∙낙상으로 병원 이송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했다가 조기 철수한 뒤 인천 호텔에 머물던 영국 대표단 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7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42분쯤 중구 운서동 한 호텔에서 영국 국적 투숙객 5명이 구토 증상 등을 호소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이들은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대표단 일행으로 확인됐다.5명 가운데 10대 여학생 2명과 30대 남성, 50대 여성은 야영 기간 벌레 물림으로 인한 구토 증상을 보여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나머지 1 [속보] 세계스카우트연맹, 태풍 카눈 북상에 "조기 철수" 온열질환자 속출, 허술한 운영 및 시설 준비, 성범죄 발생 등 각종 악재에도 겨우 버텨내던 2023 새만큼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원들이 야영지에서 조기 철수하게 됐다.제6호 태풍 카눈의 예상 경로가 변경되면서 한반도로 북상할 것으로 보이자 주최 측인 세계스카우트연맹은 7일 홈페이지 공지에서 "한국 정부는 조기에 현장을 떠나기로 결정한 대표단에게 지원을 확대하고 참가자들이 한국 다른 지역에서 잼버리 경험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약속했다"고 밝혔다.이어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캠프장의 참가자들과 한국 내 타 지역으로 이전한 참가자들에 대해서 "잼버리로 국격 추락" 직격 날린 여당 의원, 수습 카드로 'BTS'?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온열질환자 속출, 허술한 운영 및 시설 준비, 성범죄 발생 등의 악재에 이어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대원들이 잼버리 야영장을 조기 퇴영하며 결국 파행에 이르렀다.이에 한 여당 의원이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준비 부족과 미숙한 운영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이 추락했다"며 마지막 일정으로 예정된 11일 서울 K팝 콘서트에 방탄소년단(BTS)이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8일 자신의 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국방부는 BTS가 국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