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체육관인 '김대식관'에 마련된 고 채수근 상병의 분향소./사진=연합뉴스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구명조끼도 지급받지 못한 채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고(故) 채수근 상병 영결식이 22일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체육관인 김대식관에서 해병대장(葬)으로 열렸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친지,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해병대 장병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국회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은 고인 영현 입장을 시작으로 개식사, 고인에 대한 경례, 고인 약력 보고, 조사, 추도사, 헌화 및 분향, 조총 발사 및 묵념, 유족 인사, 영현 이동 순으로 진행됐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조사를 통해 "지휘관으로서 지켜주지 못한 것에 책임을 통감하며 부모님께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인이 남겨준 소중한 사명, 국민을 보호하는 데 목숨을 다했던 그의 헌신과 충성스러운 모습은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해병대 동기인 진승현 일병은 추도사에서 "중대에서 하나밖에 없는 동기를 다시 볼 수 없다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며 "모든 일에 앞장서던 너는 내가 봤던 그 누구보다 진정한 군인이었다. 부디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영결식 내내 채 상병의 가족과 친척들의 오열과 눈물이 계속됐다.

채 상병의 어머니는 진 일병 추도사가 끝난 뒤 안아주며 한참 동안 울었고 끝내 실신해 응급치료를 받아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유가족 대표는 "신속하게 보국훈장을 추서해줘서 국가유공자로서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게 해주고 장례를 무사히 치를 수 있게 해준 수많은 관계자에게 감사하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수근이가 사랑한 해병대가 원인 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같이 비통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을 마련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결식 이후 채 상병 영현은 함께 근무했던 장병들 도열 속에 운구차로 이송됐다.

동료 해병대원을 비롯해 많은 참석자는 침통한 표정과 북받치는 감정에 거듭 눈물을 닦으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채 상병 영현은 화장을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된다.

채 상병 분향소에는 해병대 장병을 비롯해 이웃 주민과 포항시민 등 4천여 명의 조문객이 찾았고 '사이버 추모관'에는 많은 사람이 추모글을 올렸다.

채 상병은 지난 19일 오전 9시쯤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집중 폭우로 인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국방부와 해병대는 순직 장병을 예우하기 위해 일병에서 상병으로 한 계급 추서 진급시켰고 순직 결정과 함께 보국훈장 광복장을 수여했다.

보국훈장은 국가안전보장에 뚜렷한 공을 세운 사람에게 주는 훈장으로 광복장은 보국훈장 중 병사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등급의 훈격이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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