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는 변이유전자 그림./사진=Vanette Tran 제공, 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 시 무증상 가능성을 8배 이상 높이는 유전자 변이를 찾아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질 홀렌바흐 교수팀은 20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감염 후 무증상인 5명 중 1명은 인간 백혈구 항원(HLA) 유전자 변이가 있는데, 이 변이가 있을 경우 무증상 확률이 '8배' 이상 높다고 밝혔다.

기존 연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 중 최소 5명 중 1명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 연구자들은 무증상 환자들을 연구하면 감염 후 코로나바이러스를 빠르게 제거하는 면역 체계의 특징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에서 HLA 변이가 코로나19 무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혈액 표본이 있는 골수 등록자 2만9천947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코로나19 감염 및 증상 등을 추적했다.

그 결과 연구 기간에 백신 미접종자 중 1천428명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 중 136명은 증상이 없다고 보고했다.

이 무증상 감염자 136명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5명 중 1명은 'HLA-B*15:01'이라는 HLA 변이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변이를 부모로부터 모두 물려받아 한 쌍이 있을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무증상을 유지할 확률이 8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별도로 진행된 연구에선 이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없는 'HLA-B*15:01' 보유자의 경우 다른 계절성 코로나바이러스의 단백질과 일부 염기서열이 같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에 반응하는 면역 T세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이전에 계절성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있는 'HLA-B*15:01' 보유자는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가지고 있고,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그러나 홀렌바흐 교수는 "HLA 변이는 코로나19 무증상의 이면에 있는 유전자 수수께끼의 한 조각에 불과할 수 있다"며 "면역 반응에 대한 이 연구가 향후 새로운 치료법과 백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