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아침 급식 문제를 놓고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입장이 엇갈린다. 경기도는 전면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경기도교육청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 발 뺀다.
1년여 전 지방선거 때는 정반대였다. 김은혜 국민의힘 도시자 후보가 '모든 초등학생에게 아침밥 전면 제공' 공약을 들고나오자,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행정의 기본을 모르는 소리'라며 반대했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후보는 아침 급식을 주장했고, 성기선 후보는 강하게 반박했다. 당선 이후 김지사는 상대 후보의 공약을 받아들였으나, 임교육감은 현실론을 들어 입장을 바꾸었다.
아침밥을 먹는 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건 상식이다. 신체 발육에 좋고, 두뇌 활동을 활발하게 해 학습 능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킨다고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아침밥을 굶는 학생을 최소화하는 게 교육의 기본일 터이다. 대학가에도 '천원의 아침밥' 바람이 부는 판이니, 초등학생 아침 급식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궁금하다. 초등학생 아침 결식률이 얼마나 될까? 지역별 생활수준별 편차는? 아침을 못 먹는 이유는?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일본 초등학생 아침 결식률은 7% 정도라는 자료가 있고, 한국 초등학생의 경우 5% 선이라는 통계가 보인다. 최근 조사도 아니고 정확성을 확인하기 어렵지만, 신뢰할만한 글에서 발견한 수치다. 아침밥을 못 먹고 등교하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경제형편이 어려워서 일 수도 있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습관 때문일 수도 있다. 아침 급식을 하자 말자 이전에 정확한 실태조사부터 필요하지 싶다.
경기도가 추산하기로 초등 무상 아침급식을 하는데 연간 6030억 원이 든단다. 초등학생 75만에 1인당 급식단가 4233원, 급식일 190일을 곱해서 나온 액수다. 모든 초등학생에게 아침 급식을 학교가 제공하자는 단순 계산법인데, 현실성이 의심스럽다. 아침 급식 제공이 제도화되면 등교 시간부터 조정해야 하고, 많은 가정의 아침 풍경이 달라진다. 조리실 인원과 시설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조리 담당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단지 한 끼 더 준비하는 정도의 일이 아니다.
다시 따져보니 현실성이 없더라는 도교육청의 변명도 설득력이 있는 건 아니다. 검토도 해 보지 않고 약속부터 했느냐는 질타는 일단 접어두더라도, 아침 굶는 어린이를 그러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대안부터 먼저 제시했어야 한다. 핵심은 아침밥 못 먹는 초등학생을 당장 어떻게 최소화할 것이냐다. 의지만 있다면 방법은 이번 학기가 끝나기 전에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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