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특화단지 조성…'가구 장인' 옛 명성 되찾는다

2014년 40개 중소기업 모여 첫 발
목재 제조업 번창…가구산업 메카로
대형업체 밀려 위기 속 희망 찾기 여정

디자인부터 마케팅까지 원스톱 진행
공동가구 판매장도 건립 계획

심영수 이사장 “뭉쳐야 경쟁력 향상”
업계서 쌓은 노하우 바탕 부활 날갯짓

인천가구협동조합은 지난 2014년 인천지역 40개 가구 관련 중소기업이 모여 첫발을 뗐다. 당시 가구산업에 급격히 불어닥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뿌리산업인 가구산업을 보호하고자 지역 가구장인들이 뜻을 같이 했다. 곧 설립 10년 차를 앞둔 조합은 그동안의 성과들을 토대로 인천 가구산업을 이끌기 위한 새로운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심영수 인천가구협동조합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기능성 플라스틱 시트 전문 기업 ㈜진영 작업현장에서 기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인천가구협동조합
▲ 심영수 인천가구협동조합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기능성 플라스틱 시트 전문 기업 ㈜진영 작업현장에서 기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인천가구협동조합

 

국내 가구산업의 메카, 인천

인천은 국내 가구산업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오래전부터 인천항을 통해 목재가 들어와 전국 각지로 전달됐다. 1000여개 이상의 목재 및 나무 제품 제조업이 인천 곳곳에 들어서 있으며, 가구업체 수로 보면 전국 상위권에 든다.

그런 인천에 가구협동조합이 설립된 2014년은 지역 가구업계의 위기감이 극에 달했던 시기로 회상되고 있다.

전통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인 가구산업은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생산(GDP)이 1만5922달러를 기록한 2004년 이후부터 사양산업으로 인식됐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낮은 임금에 일할 사람을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였다.

몇 년간 비슷한 시장 규모를 유지하다 2009년 이후 사무용 가구의 수출 증가로 수출액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국내 가구 수출은 2005∼2020년 기간 동안 연평균 14.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지속적인 가구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목재가구 등의 수입급증으로 무역수지의 적자 폭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영역을 확장했고, 중소업체들의 설 자리는 위태로워지기 시작했다.

때마침 세계적인 가구기업 이케아가 국내 상륙 소식을 알리면서 지역 가구업계와 중소 가구업체들은 크고 작은 타격을 입었다. 중저가 제품이 주를 이루는 이케아의 특성상 국내 메이저급 가구업체보다는 중소가구업체들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다. 지역 가구업계 줄도산이 우려되면서 업계는 자구책 마련을 위해 조합 설립에 속도를 냈다.

당시 인천가구협동조합의 설립은 지역 업계를 협동공동체로 묶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 불황과 대형업체의 등장으로 위기가 현실화됐던 지역 가구산업의 상황에서 위기에서 희망을 찾고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협력 공동체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조합은 이케아의 한국 상륙 이후 이케아를 대상으로 인천지역 가구업계의 제품 구매를 추진하기도 했으며, 인천시의 제도적 지원을 위한 다양한 소통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합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상황과 한계에 부딪혀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조합은 꾸준히 다양한 공동사업 계획을 내놓으며 선도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조합은 추진 사업 중 하나로 '공동가구판매장 건립'을 꼽고 있다.

공동가구판매장은 각 업체가 한 가구를 특화해서 생산하고 한곳에 모아 파는 시스템을 골자로 한다.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사업의 일환으로 '가구협동화단지 조성'도 추진 중이다.

남동구, 서구 등 각지에 흩어져 있는 중소업체들을 한데 모아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가구 생산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자체 브랜드나 디자인을 보유한 국내 중소기업 가구업계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6%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대부분 타사 제품을 모방해 생산하거나 OEM 방식으로 대기업에 생산·납품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렇기에 디자인 개발과 마케팅 활동 등까지 함께 진행할 수 있는 가구협동화단지 조성은 인천지역 가구업계의 필수불가결한 핵심 추진 사업 중 하나다.

조합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시대의 특징을 살려 단지의 콘셉트를 '스마트가구 특화단지'로 정했다. 생산, R&D(연구개발), 판매·물류의 원스톱 진행이 가능한 특화단지 조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단지 내에는 인천지역 중소기업전용 공동전시·판매장도 개설할 생각이다.

아울러 인천가구산업 종합지원센터도 건립하고자 한다.

가구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등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가구산업 유치와 인력양성 및 산학연 네트워크 지원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인천광역시 가구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조례에 따라 인천시에서는 매년 가구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가구산업 육성 시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 인천지역 한 가구공장의 제작 현장 모습 /사진제공=인천가구협동조합
▲ 인천지역 한 가구공장의 제작 현장 모습 /사진제공=인천가구협동조합

 

가구업계 경쟁력 높여야

인천지역 가구업계는 인천가구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가구시장은 단기간 내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그동안 국내 가구시장에 존재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성공적으로 국내에 안착한 이케아의 시스템은 국내 가구산업의 영향을 미쳤다. 이에 더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판매망으로의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

아케이식 홈퍼니싱을 넘어 사물인터넷이 결합된 스마트 퍼니처 등의 등장으로 급변하고 있는 가구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인천지역 가구업계의 문제점과 애로사항을 파악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을 고심 중이다.

서구 검단산업단지 내 40평 규모의 조합 사무실을 새롭게 단장하고 인천 스마트가구 특화단지 조성 등 주요 사업 추진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심영수 이사장의 취임으로 새로운 동력을 얻은 조합은 인천지역 가구업계의 상생 발전과 지속성장을 다짐하고 있다.

심영수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진영은 이달 1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기능성 플라스틱 시트 전문 기업인 당사는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을 달성하기도 하는 등 잠재력 있는 가능성을 보이며 침체되어 있는 지역 가구업계에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심영수 인천가구협동조합 이사장은 “인천이 국내 가구업계의 핵심 지역인 건 자명한 사실이다. 오래전부터 인천항을 통해 수많은 원목이 오갔고 이를 통해 질 좋은 가구들이 생산됐다”면서 “이에 더해 인천국제공항까지 들어서며 이제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 지역 가구업계가 뻗어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업계가 뭉쳐야 한다. 다양한 업체들이 한 데 모일 수 있는 단지를 조성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현안이다. 단지가 조성된다면 경쟁력 향상은 물론이거니와 일자리 창출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가구협동조합은 그동안 업계에서 쌓은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지역 가구업계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포부다.

▲ 심영수 인천가구협동조합 이사장 /사진제공=인천가구협동조합

심영수 인천가구협동조합 이사장은 “가구시장이 급변하면서 예전에 비해 가구업계가 축소되고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조합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자 한다”며 “인천지역 가구업계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롭게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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