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시대의 창의도시 인천 꿈꾸며

영국 에든버러시 개최 '프린지 페스티벌'
지역축제로 경제·관광 활성화 성공사례
홍예문·센트럴파크 등 인천 원·신도심
공연장·예술활동 공간 벤치마킹 가능

세계 각국 문화도시 교류 발전동력 확보
지원·투자 필요…인적 인프라 구성 절실
▲ 홍예문./사진제공=인천 중구
▲ 홍예문./사진제공=인천 중구

 

문화유산 활용한 창의도시로 인천의 도약 시도 필요

21세기는 창의의 시대로 문화적 창의성은 사회발전과 개인의 삶의 질을 고양시키는 원동력이며 도시발전의 핵심역량이 된다. 창의도시로서의 염원을 담아 인천의 핵심 콘텐츠인 전통예술, 문화재, 문화유산을 활용한 문화산업을 차세대 신 성장 산업으로 발전시킬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신·구 시가지로 나누어진 인천은 해양관광도시로 국제도시로서의 면모와 전통적인 거리와 주변의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된 원형의 도시미(都市美)를 자랑하고 인천의 원도심은 훌륭한 창의자원으로 개발할 가치가 충분하다.

 

▲ 영국 에든버러시 '카우 게이트(Cow Gate)'./사진제공=김준영 I love stage 대표
▲ 영국 에든버러시 '카우 게이트(Cow Gate)'./사진제공=김준영 I love stage 대표

 

세계적 공연예술축제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유네스코 창의도시 영국 에든버러 시는 1947년을 시작으로 연극, 마임, 클래식 음악, 오페라, 무용,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공연을 펼치는 국제적인 예술축제인 애든버러 국제축제로 유명하다.

그중 프린지축제(Edinburgh Festival Fringe)는 거리와 골목, 교회, 광장, 다리 등 260여 곳을 축제기간 중 임시공연장으로 선정하여 8월 한 달 동안 전 세계에서 모인 공연자와 관광객들에게 축제의 장을 선사한다. 에든버러 시는 지역축제 하나만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뿐 아니라 유명한 관광지로 부각되어 관광객 유치의 성공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2019년 63개국이 참가 3841개의 작품으로 총 5만9600회의 공연을 실연하여 기네스북 자체 기록 경신을 이루는 등 공연 예술 축제로서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지난해 축제 총 예산은 약 84억원으로 정부, 스폰서, 박스오피스 등에서 지원금을 받아 비영리로 개최됐다. 또한 에든버러 프린지 커넥트를 통해 아티스트의 네트워크 기관을 만들어 공동기획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에든버러 프린지 커넥트에 10억대의 예산을 투자하여 일종의 아트 마켓의 기능을 하도록 지원한다. 축제기간에는 여러 건물의 공간이 가변형 임시 공연장으로 활용된다. 대표적인 가변형 임시공연장은 300년 된 로드뱅크 지하창고로, 축제 기간이 아닐 때는 막아놓는다. 은행 지하창고가 공연장으로 이용되는 것은 에든버러가 금융도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통풍이 안 되는 지하에서 어떻게 공연장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일까? 지하창고를 청소하고 공연장을 직접 만들고 벽을 뚫어 공연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춘다. 그 후 시청에 신고하여 허가가 내려지면 극장번호가 붙여진다. 이러한 가변형 임시공연장이 300개가 만들어지고, 한 공연장에서 하루 10편을 공연하며 축제 하루에 3000여편이 공연된다.

 

▲ 화도진지./사진제공=인천 동구
▲ 화도진지./사진제공=인천 동구

 

프린지 효과

에든버러 축제는 Hume Marge가 제시한 공연예술에 대한 고객만족도의 요인(공연의 질, 공연장의 분위기와 편안함, 티켓 가격, 고객서비스 수준)을 무시하지만 관객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관객은 기존의 극장과는 다른 분위기에 신비함을 느끼며 놀이공원에 온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것을 프린지 효과(Fringe Effect)라고 한다. 전 세계에서는 프린지 효과를 모방하기 위해 축제를 찾아온다. 그렇다면 관객들은 3200개의 많은 공연을 어떻게 찾고 비교할 수 있을까? 이는 공식 프로그램과 광고 없는 앱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작품은 3398개, 임시극장은 300개라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 외에도 공연 회차, 티켓 예매, 평균 티켓가격, 참가국, 무료 공연 횟수, 에든버러 초연 공연수를 알 수 있다. 또한 프로듀서들은 전단지를 나눠줄 때 관심을 받기 위한 퍼포먼스와 특별한 형태의 전단지를 제작한다. 에든버러 축제는 별점에 따라 관객의 인식을 알 수 있다. 별점 4개 이상이어야 작품이 인정받고, 전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에든버러에 진출한 한국 공연의 경우 넌버벌(jump, 비보잉 등) 공연이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다. 영국에서 공연예술은 관광산업에 영향력(공연관객 3400만명 > 영국 프리미어리그 1450만명)을 발휘하여 영국 창조 산업의 선두에서 세계로 수출되는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이다.

임시공연장으로 선정된 카우게이트(Cow Gate)의 장소성은 인천 구시가지의 홍예문으로 밴치마킹 할 수 있고 화도진지,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자유공원 등의 문화유산을 활성화하여 임시공연장 후보군으로 제안할 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신시가지의 송도 달빛공원과 인천 센트럴파크, 트라이보울 광장 등을 활용화 하여 양자를 결합한 인천형 국제축제로 개발한다면 창의도시로서 도약의 계기가 되며, 인천 국제문화도시로서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거리에서, 골목에서, 도시에서의 다양한 예술 활동이 발생하고 지속적으로 사람의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가 이루고자 하는 창조도시의 표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학자마다 창조도시의 전제조건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차가 있지만 이들이 주장하고 있는 창조도시의 개념을 요약해보면 아래와 같다.

 

시민이 일상에서 예술로 교류 소통하는 도시 인천

인천이 지향하는 창의도시는 원도심지역의 문화자산을 발굴 활성화하고 시민의 풍부한 창조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도시인 것이다. 시민과 관광객에게 문화적 자산으로 풍부한 예술적 체험을 제공하고 도시의 문화유산과 주민 참여를 통해 새로운 도시 공간을 만들어 문화예술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창조성을 발굴하는 장으로 예술적 활동은 팬데믹으로 인하여 창작, 유통, 향유방식이 다양화되고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과 탈경계, 초연결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방식의 협업 모델이 필요하다. 이에 세계 각국의 문화도시와의 정보 공유와 예술적 교류를 통한 협업과 유통, MOU 체결을 통하여 성장과 개발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표적 국제축제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브레겐츠 페스티벌, 아비뇽 축제, 에든버러 축제가 있다.

국내에서는 대구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우수도시(음악)로 선정되어 극장 운영을 특성화하여 차별성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패션과 음악공연을 접목한 야외 퍼레이드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 세계 유일의 '대구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 20회를 맞이하는 '대구 국제 오페라 축제'를 비롯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와 시민 힐링의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주도형 축제인 '방천골목 오페라 축제'와 지역 상생형 축제 모델로 '2023 판타지아 대구 페스타'를 제시하고 있다. 일찍이 공연산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인식한 대구시는 문화공연도시 조성 기본 구상으로 대구시 공연문화도시 종합계획을 세우고 '아시아 공연예술의 중심, 한국대표 공연도시'를 최종 목표로 삼았다. 국제 교류사업으로 이태리 페자로 시와 MOU 체결, 밀라노 시와의 예술 문화교류, 루마니아 부쿠레슈티국립극장과 업무협약체결 등 국제 문화도시로서의 경쟁력 확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컬한 도시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인 시대로 세계의 도시는 21세기를 선도할 자원으로서 문화예술을 지원하고 투자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인적 인프라 구성 즉, 공연전문 프로그래머와 축제기획자, 관련 전문 인력 양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 고가의 공연 관람비로 위축된 공연시장과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는 공연예술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공연시장이 형성된다면 인천시는 국제도시의 위상에 맞는 문화도시로서 글로벌 아트축제를 개최하는 창의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 김성경 인하대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초빙교수

/김성경 인하대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초빙교수

/공동기획=인천일보·인천학회·인천도시공사



관련기사
[인천 글로벌 도시를 위한 문화비전] 문화·관광·산업 어우러진 세계적 하버시티로 인천시는 제물포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내항과 원도심 일대를 문화와 관광, 산업이 융합되는 새로운 도시로 재탄생시키는 미래 비전을 그리고 있다. 대한민국 근대사와 산업의 역사, 인천의 역사문화와 이야기 자원이 응집된 내항 일대를 세계적인 하버시티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 요코하마, 시드니, 함부르크 등 세계의 많은 도시들은 항만과 수변 지역 재개발을 통해 매력적인 관광명소를 육성해왔다. 항만의 기능 변화로 새로운 발전 전략이 필요한 내항과 주변지역, 글로벌 관광명소로 도약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내항 주변 관광의 [인천 글로벌 도시를 위한 문화비전] 근대 문물 창구에서 예술 창작 요람으로 한국 근대문학에 나타난 인천은 '외부 세계에의 통로'로서, '낭만적 동경을 꿈꾸게'하고, '근대적 여가와 관광'을 누리며 '노동'과 '일확천금'이 공존하는 도시이다. 이러한 성격의 도시 정체성은 식민 지배라는 굴곡진 한국 근현대사를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바깥과의 통로가 '강제적' 성격의 개항으로 열리기 시작했다는 것이 인천의 비극이자 기회라는 점 또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한국 근대문학 속의 인천한국으로 들어오는 입구이자 외국으로 나가는 [인천 글로벌 도시를 위한 문화비전] 제물포 매력 키울 '미래도시 디자인' 그려야 민선 8기 인천시의 시정 목표는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 인천'이다. 핵심 공약인 '뉴 홍콩시티'와 '인천의 심장, 제물포(인천내항)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이중 '제물포 르네상스'는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이끈 인천 내항(옛 제물포) 일대를 문화와 관광, 산업이 융합하는 새로운 도시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이다. 제물포 르네상스라는 용어는 제물포(공간)와 르네상스(목표)의 합성어로, 제물포라 일컫는 쇠퇴된 중·동구라는 공간을 다시 르네상스(부흥 [인천 글로벌 도시를 위한 문화비전] 뮤지엄 콤플렉스 디딤돌로 문화도시 도약 꿈꾼다 First Ever, 최초를 넘어 최고가 되다인천은 대한민국의 최초가 되고 인천 최고를 의미하는 'First Ever'를 인천 도시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설정했다. 인천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작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수많은 문화유산들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이 갖는 입지적 중요성은 인천을 '최초'들이 시작된 도시로 만들었다. 1883년 개항 이후 인천을 통해 각종 근대문물이 도입되었고, 인천은 국제도시로 변모해 가며 다양한 최초들이 시작됐다. 그중에는 최초의 공립박물관도 포함된다. 광복 이듬해인 1946 [인천 글로벌 도시를 위한 문화비전] 글로벌 초일류 인천을 위한 산업유산 재활용 인천항 주변의 북성포구에서 만석부두 그리고 화수부두를 따라 근대화의 길을 열었던 아리마정미소, 조일양조장, 대한성냥공장, 동일방직 등의 산업 시설은 우리나라의 근대 산업 발달 과정을 한눈에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흔적들이 장기간 방치되다가 개발 논리로 2011년 인천세관, 2012년 남한 최초의 근대적 소주 공장인 조일양조장, 2013년 조선우선주식회사의 창고였던 옛 국일관, 2017년 애경사 비누 공장 창고와 선박용 못을 제조한 신일철공소 등 하나 둘 지속적으로 사라졌다. 현재에도 철거냐 존치냐를 두고 민-관의 갈등이 빈 [인천 글로벌 도시를 위한 문화비전] 인천, 도시 이미지와 아우라 눈을 감고 세계 각지의 도시로 여행을 떠날 궁리를 한다. 이미 마음은 송도를 지나 인천대교에 오르고, 인천공항고속도로를 달린다. 세계 주요 도시들이 머릿속에 하나둘 떠오른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프랑스 파리 에펠탑, 영국 런던 템스강의 타워브릿지, 포르투갈 리스본의 28번 트램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도시는 땅 위에 세워진 건물과 각종 시설에서 사람들이 생활하고 활동해 나가며 공간에 특성을 부여하고 흥망성쇠를 반복하는 인간의 터전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구(population), 활동 [인천 글로벌 도시를 위한 문화비전] 초일류 도시 인천, 글로벌 인재 육성이 핵심이다 인천이 초일류 도시를 향하여 발돋움하고 있다. 인천은 역사적으로도 지정학적인 장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개항 이후 새로운 문명의 교류 장소였으며, 산업화 시대에는 수출입의 전진 기지 역할을 해 온 인천은 이제 인천국제공항과 인천경제자유구역 출범 이후 본격적인 글로벌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민선 8기 인천시는 이러한 인천의 잠재력을 구체화하기 위해 초일류 도시 조성이라는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초일류 도시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