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시 인천을 구상하고 실천하는 힘,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혁신적이고 창조적 사고와 시도가 필요하다]

일본 요코하마시 장기 전략 '성공 평가'
시장 리더십·시민 지지 확보 등 밑바탕

제물포 일대 자연·역사·산업자원 풍부
市 '미래도시 꿈' 펼칠 가장 탁월한 장소
장기 프로젝트 구상…가치 재창조해야
▲ 인천내항 전경./인천일보 DB
▲ 인천내항 전경./인천일보 DB

민선 8기 인천시의 시정 목표는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 인천'이다. 핵심 공약인 '뉴 홍콩시티'와 '인천의 심장, 제물포(인천내항)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이중 '제물포 르네상스'는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이끈 인천 내항(옛 제물포) 일대를 문화와 관광, 산업이 융합하는 새로운 도시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이다. 제물포 르네상스라는 용어는 제물포(공간)와 르네상스(목표)의 합성어로, 제물포라 일컫는 쇠퇴된 중·동구라는 공간을 다시 르네상스(부흥)시키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미래 공간 전략을 일컫는다.

현재 도시공간은 저출산·고령화, 디지털 전환, 그린·저탄소, 비대면 등 미래도시의 키워드가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는 인간의 삶에 직접 영향을 끼쳐 일자리, 주거, 여가, 이동 분야 등이 변화하고, 도시공간 또한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대도시는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더 이상 외연적 확산을 통한 개발 여력도 소진되면서 기성 시가지의 활력과 재생은 미래도시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인천의 기성 시가지에서 제물포 일대는 1883년 개항 이래 100여년이 넘도록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이끈 역사적인 장소이다. 무역항으로서 이를 지원하는 물류, 제조, 유통, 상업 기능을 갖춘 대표적인 산업공간이면서 경제공간이었다. 오랜 기간 인천을 상징하는 명실상부한 원도심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항만기능의 전환과 배후 전통산업의 쇠퇴로 지역경제는 장기간 침체를 겪어 왔다. 도시 외곽에 대한 대규모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상주인구의 감소와 상권 쇠퇴 등 도시공동화 문제를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제물포일까?

제물포 일대는 항만과 배후 산업지대, 그리고 개항장과 신포동, 동인천 일대의 업무와 상업기능, 오래된 단독주택지와 새롭게 재개발된 아파트 단지 등 옛 것과 새 것이 다채롭게 공존하고 있는 지역이다. 최근 내항 부두 개방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부두와 배후의 공업지역에 대규모의 유휴 부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배후 전통적 산업공간은 저밀도로 이용되어 새로운 산업이나 생활공간으로 대체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여기에 바다와 수변공간, 근대 개항시기의 역사적 자원과 사일로(silo)·갑문 등 공장지대만의 산업자산이 있고, 이것들이 어우러져 이 지역만이 가지는 독특한 풍경과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나라나 인천 어디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환경을 가진 제물포 일대야말로 인천 미래도시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가장 탁월한 장소일 것이다. 제물포 일대의 르네상스는 인천의 미래도시를 이끌어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미래도시의 실현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에 이를 이끌어갈 힘이 필요하다.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힘은 무엇일까?

개항도시로서 인천과 자주 비교 대상이 되고, 장기적 마스터플랜을 통해 미래도시를 향한 성공적 도시로 평가받고 있는 도시가 일본 요코하마시이다. 요코하마는 인구 377만의 일본 제2의 대도시로, 미나토미라이(MM)21을 비롯한 임해 도심부의 기능을 강화하는 프로젝트가 1965년 최초 구상된 이래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60년 넘는 기간 동안 '21세기에 맞는 미래형 도시'를 만들기 위해 장기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있다. 요코하마의 임해 도심부 기능 강화 전략은 인천 제물포르네상스에 중요 의미를 제시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 오래부터 자주 소개된 개발 콘셉트이나 특정 사업보다는 이를 구상하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이끌어갈 수 있었던 힘이 핵심이다.

▲ 1983년 일본 요코하마시 임해 도심부 모습(왼쪽 사진)과 2022년 모습. /사진제공=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 누리집 갈무리
▲ 1983년 일본 요코하마시 임해 도심부 모습(왼쪽 사진)과 2022년 모습. /사진제공=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 누리집 갈무리

먼저, 1971년부터 채택한 '요코하마시 도시디자인 시스템'이다. 도시디자인(Urban Design)이라고 해서 단순히 '경관 만들기'가 아니고, 프로젝트 전체를 이끌어가는 독특한 실천전략이다. 임해 도심부 일대의 도시구조를 재구축하는데 필요한 새로운 제도적 수단이나 기법을 제공하고, 미나토미라이21, 베이브리지 계획, 역사·문화적 자산 활용 등 전략적 프로젝트의 추진, 인간적 도시공간을 창조하는 공원이나 워터프런트 등 도심 전체를 대상으로 기능 강화 사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요코하마시의 도시디자인은 단순히 개발 목표나 방향이 아니라 실행력을 갖추는 실천 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타 지자체에서 시도하지 않은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제물포 르네상스 역시 현행 제도의 틀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구상과 실행에 옮기는 과감한 실험과 시도가 담겨진 통합적 실천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요코하마 항만의 도시디자인이라는 시각에서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인 조직의 장(기획조정국)을 채용하는 등 시장의 리더십이 작동됐다. 시 내부에 영향력을 가진 기획조정국을 설치하고 하부에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도시디자인실을 별도로 두어 새로운 기획과 실험을 과감하게 시도했다. 시장의 리더십과 함께 이를 실천하는 전담조직 장의 영향력, 그리고 실행에 옮기는 공무원의 추진 의지가 있었다. 조직 내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국 공무원들에게도 인정받아 실·국을 뛰어넘는 협력적 체제를 갖추는 결과를 얻었다.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따른 관행적이고 보수적인 행정조직을 개혁하려는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셋째, 요코하마는 무엇보다 경제적 부흥에 중점을 두어 산업전략과 연계한 도시계획을 강조하면서 도시 매력을 증진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미래도시의 전략은 경쟁력 있고 유망한 기업을 유치하고 방문객을 찾아오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판단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 유치를 위해 현재까지 획기적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세금 감면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토지나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지원하는 '기업입지촉진조례'를 자체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기업투자액에 따라 10% 남짓의 최대 50억엔까지 보조해 준다. 매력 있고 개성 있는 지역이라는 자신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물론 지원받은 기업은 최소 10년간 입지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2004년(1기)에 시작한 이래 2020년(5기)까지 유치한 기업은 145개에 달한다. 닛산자동차 등 대기업 본사가 동경으로부터 이전했으며 후지필름, 소니, 시세이도 등 R&D센터와 미쓰비시 지쇼 등 부동산 회사가 대거 입주했다.

넷째, 성공적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의 지지기반을 확보했다. 초기에는 개발이나 지원에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면서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시는 사업 효과로 증명해 보인다는 확신 하에 시민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했다. 2022년에 발표된 요코하마시의 자료에 따르면, 그간 신규 기업을 지원하여 발생한 고용 효과는 약 4만명, 입주 기업으로 받은 건설·설비투자액이 3900억엔에 달한다고 한다. 기업 유치에 382억엔 정도 시 재정이 들어갔지만, 기업으로부터 걷은 세금은 567억엔에 달하여 불과 10년 만에 투입비용을 걷어들였다. 추가적으로 연간 10억엔의 세수가 계속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시민들은 프로젝트로 인해 늘어난 세수 효과, 지역경제 효과를 보고 응원했다. 역시 성공적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장기 프로젝트는 이를 증명해내야 시민들의 지지기반 속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

▲ 일본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 전경./사진제공=조상운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일본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 전경./사진제공=조상운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인천은 현재 뉴 홍콩시티와 제물포르네상스 등 미래도시를 향한 새로운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 제물포 일대는 미래도시를 대비한 인천 공간전략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판단된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사고와 시도가 필요하다. 인천 고유의 매력을 만들고, 나아가 인천만이 가지는 시민 역량을 만들어내야 한다.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미래도시의 인천을 이끌어가고 미래세대에 물려줄 인천의 가치를 재창조하는 중심에 있다.

▲ 조상운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조상운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상운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공동기획=인천일보·인천학회·인천도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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